미국 소비가 8월 들어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했다. 높은 물가와 연료비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자동차와 온라인 쇼핑, 외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가 늘면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상당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미 상무부가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2% 증가한 7,739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0.8% 증가를 웃돌았으며, 지난 7월 0.5% 감소했던 소비가 한 달 만에 크게 반등한 것이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소매판매는 6.0% 증가했다.
소비 증가세는 특정 분야에만 집중되지 않았다. 전체 13개 주요 소매업종 가운데 12개에서 판매가 증가했다. 온라인 등 무점포 소매업체의 판매가 2.6% 늘었고, 주유소 판매도 3.1% 증가했다. 자동차 및 부품 판매는 0.6%, 전자제품과 가전제품 판매는 1.6% 증가했다. 레스토랑과 바 매출 역시 1.2% 늘었다.
특히 8월은 미국의 개학 시즌과 겹치면서 의류와 스포츠용품, 전자제품 등에 대한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구매도 증가하면서 전체 소매판매 회복에 힘을 보탰다.
다만 소매판매 증가가 모두 실제 구매량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8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유소 판매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즉 소비자들이 더 많은 연료를 구입했다기보다 가격 상승이 판매액을 끌어올린 부분도 있다.
물가를 둘러싼 부담은 여전히 크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8월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0.7%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0.4%보다 높았으며,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 가격 상승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이번 강한 소비 지표는 미국 경제에는 긍정적인 신호인 동시에 연준에는 물가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실제 연준은 같은 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3.75~4.00%로 조정했다.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비가 강하다는 것이 반드시 생활비 부담이 줄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 연료비와 식료품 등 필수 지출이 늘어나면서 소득 수준에 따라 체감경기의 차이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주 한인 가정에서도 자동차 유지비와 식료품, 외식비, 주거비 등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소비 증가와 개인 가계의 형편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앞으로 소비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높은 물가와 금리가 가계 지출을 얼마나 압박할지가 미국 경제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