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 차원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책을 신설하고 인공지능(AI)과 소비자 기술 분야의 전문가 카란딥 아난드를 영입한다.

디즈니는 18일 아난드를 신설된 최고기술책임자 겸 수석부사장으로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임기는 오는 10월 2일부터 시작되며, 아난드는 디즈니의 최고경영자(CEO) 조시 다마로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

아난드는 최근까지 AI 챗봇 스타트업 캐릭터닷AI(Character.AI)의 CEO를 지냈으며, 그 이전에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기술 관련 핵심 업무를 담당했다.

디즈니에 따르면 아난드는 회사 전체의 기술 인프라와 제품·엔지니어링 조직, 데이터 및 AI 플랫폼 등을 총괄하게 된다. 단순히 IT 시스템을 관리하는 역할을 넘어 디즈니의 콘텐츠 사업과 스트리밍, 소비자 서비스 전반에 기술을 접목하는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가 별도의 CTO 직책을 신설한 것은 최근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미디어 산업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이 콘텐츠 소비 방식을 바꾼 데 이어 생성형 AI와 AI 기반 검색·추천 기술까지 빠르게 발전하면서 전통적인 콘텐츠 기업들도 기술 경쟁력을 핵심 경영 과제로 다루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인사가 디즈니가 회사 내부의 기술 조직을 보다 통합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아난드는 디즈니의 인프라뿐 아니라 데이터와 AI 플랫폼, 제품 및 엔지니어링 조직까지 담당하게 된다.

디즈니는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를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이 아니라 회사의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중심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콘텐츠 추천, AI 기반 검색과 개인화 서비스,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술 등이 앞으로 디즈니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난드는 AI 스타트업을 직접 이끌어 본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디즈니는 공식 발표에서 아난드가 인프라와 소비자 기술, AI 분야를 두루 경험한 기술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이번 영입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배경도 있다. 디즈니는 과거 캐릭터닷AI가 디즈니 캐릭터와 관련된 저작물을 부적절하게 활용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아난드는 이후 캐릭터닷AI의 CEO를 맡았고, 이제는 디즈니의 기술 전략을 이끌게 됐다.

디즈니가 AI를 활용하면서도 자사 캐릭터와 콘텐츠의 저작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도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다마로 CEO는 아난드의 영입과 관련해 기술을 창의성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디즈니 전체의 운영을 하나로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최근 스트리밍과 기술 분야의 경영진 개편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회사가 전통적인 영화·테마파크 기업에서 벗어나 콘텐츠와 기술을 결합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사업구조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아난드가 취임한 이후 디즈니가 AI와 데이터 기술을 실제 콘텐츠 제작과 디즈니+ 서비스에 어느 정도까지 적용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