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에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활용하는 문제를 놓고 AI 업계와 창작자 단체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nAI와 앤트로픽은 호주 정부에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호주 창작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의 저작권 규제를 일부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호주는 현재 저작권법상 별도의 예외를 두지 않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에 기반을 둔 AI 기업들이 호주에서 현지 콘텐츠를 활용해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앤트로픽은 호주 의회 인공지능 관련 조사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저작권에 대한 광범위한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이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AI 학습을 허용하는 제한적인 승인 제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OpenAI 역시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정보가 AI 모델 학습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저작권자에게 보호 장치와 협력 기회를 제공하는 균형 잡힌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두 회사가 규제 완화를 요구하면서 특히 강조한 부분은 호주에 대한 AI 인프라 투자다.
OpenAI는 호주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넥스트DC와 시드니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앤트로픽 역시 퀸즐랜드 지역의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AI 기업들은 저작권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할 경우 호주가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산업 투자를 유치하는 데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사실상 강조하고 있다.
반면 작가와 출판업계 등 창작자 측에서는 AI 기업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허락이나 적절한 보상 없이 상업용 AI 모델 학습에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 공개된 콘텐츠라는 이유만으로 AI 학습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창작자들이 자신들의 작품 사용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호주 정부는 내년부터 AI와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규제 체계를 시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AI 산업 육성과 창작자의 저작권 보호라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호주 의회 인공지능 특별위원회는 관련 논의를 진행한 뒤 오는 11월 조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논의 결과는 호주뿐 아니라 AI 기업의 학습 데이터와 저작권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인 규제 논의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