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공지능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양국의 경쟁은 AI 모델 개발을 넘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핵심 광물, 제조업 공급망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첨단 반도체와 AI 기술을 둘러싸고 수출 규제와 기술 제한을 주고받아 왔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AI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접근을 제한해 왔고, 중국은 자체 AI 기술과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기술 경쟁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엔비디아와 AMD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와 딥시크 등 AI 기업들이 자체 모델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AI 경쟁은 이제 기업 간 기술 경쟁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 모두 AI를 국가 경쟁력과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반도체 공급망은 양국 경쟁의 핵심이다. AI 모델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성능 GPU와 첨단 반도체 제조기술,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중국의 자체 공급망 구축이 서로 맞물리면서 기술 분리가 진행되고 있다.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 관계자들이 중국과의 경쟁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는 가운데 중국 역시 제조업 경쟁력을 앞세워 AI 산업의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미·중 양국 기업의 경쟁이 AI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자동차와 배터리, 반도체 제조장비 등 다른 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의 국제적 안전 문제도 정상회담과 별도로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3일 ‘AI의 미래와 국제안보’를 주제로 회의를 열고 AI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미칠 영향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는 중국의 딥시크와 문샷 등 AI 기업 관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관계자들이 국제안보 무대에서 AI 위험과 관리 문제를 논의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결국 미·중 AI 경쟁의 핵심은 누가 더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하느냐에만 있지 않다. 반도체를 누가 생산하고, 핵심 광물을 누가 확보하며,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을 누가 구축하느냐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기술·산업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AI 분야의 대화를 확대할지, 아니면 기존의 기술 규제와 공급망 경쟁을 계속 이어갈지는 글로벌 IT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미·중 정상회담이 단기간에 양국의 기술 경쟁을 끝내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AI 분야에서 경쟁과 협력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할지에 대한 신호가 나올 가능성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