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30년물 국채금리가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 가운데 시장에서는 장기금리가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까지 경계하고 있다.

미국 국채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기금리의 급등은 단순한 채권시장 문제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회사채, 주식시장 가치평가 등 다양한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4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12%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는 5.44%까지 상승해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장기금리가 오르는 가장 큰 배경 가운데 하나는 인플레이션 우려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향후 물가가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장기채권을 매도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정책 전망도 중요한 변수다. 시장에서는 당초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최근에는 강한 미국 경제와 높은 에너지 가격을 이유로 오히려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다시 반영하고 있다.

장기금리가 높아지면 미국 주택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국채금리와 밀접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주택 구입자들의 금융비용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기업에도 부담이다.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때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높은 성장률을 전제로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던 기술기업에는 금리 상승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금리 상승은 중요한 변수다. 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요구하는 수익률도 높아질 수 있고, 이는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장기금리가 6%까지 오를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분석에서 과거 시장이 미국 10년물 금리 5%를 중요한 심리적 기준으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6% 수준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한국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원화 환율과 국내 금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미국 장기금리의 방향은 유가와 물가, 연준의 금리정책, 미국 경제 성장세에 달려 있다. 국제유가가 안정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면 금리 상승세가 완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