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고성능 AI 작업을 기기 내부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맥 제품군을 내놓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가 주도해온 AI 컴퓨팅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애플은 최근 고성능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 등을 선보이며 클라우드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기기에서 AI 모델을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기업과 AI 개발자를 겨냥한 고성능 제품의 가격은 최대 2만 달러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일반 소비자용 컴퓨터와는 다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새 맥 제품을 통해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AI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사용량 기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I 서비스를 클라우드에서 이용하면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기업이 서버 사용료를 계속 부담해야 한다. 반면 충분한 성능의 컴퓨터를 기업 내부에 구축하면 AI 모델을 직접 운영할 수 있어 장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애플은 자체 설계한 반도체와 통합 메모리 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여러 대의 맥 스튜디오를 연결해 대규모 AI 모델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고성능 AI 컴퓨팅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새 맥 스튜디오 여러 대를 하나의 전원 공급 장치에서 연결해 1조 개 매개변수 규모의 AI 모델을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은 과제다. 애플은 기업용 데스크톱 시장에서 약 4.6%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비해 윈도 기반 PC가 약 91.3%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 고객이 기존의 윈도 환경에서 애플의 AI 컴퓨팅 환경으로 대규모 전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AI를 PC 자체에서 실행하는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어 애플과 직접 경쟁하는 영역과 협력하는 영역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번 애플의 움직임은 AI 산업의 경쟁구도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개인용·기업용 컴퓨터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모델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과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든 AI 작업을 거대한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하는 대신 일부 작업을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직접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로 보내지 않고 내부에서 AI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과 의료, 제조업처럼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산업에서 온디바이스 또는 사내 AI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애플이 이번 제품을 통해 AI 컴퓨팅 시장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확대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다만 AI 경쟁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컴퓨터 자체의 성능과 비용 효율성을 놓고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