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산업이익 증가세가 다시 둔화됐다. 인공지능(AI) 관련 제조업은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중국 내 소비와 수요 부진이 전체 산업의 회복을 제한하면서 중국 경제의 불균형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산업기업 이익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증가했다. 7월 증가율이 11.2%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크게 낮아졌다.
올해 1~8월 누적 산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증가했다. 그러나 1~7월 누적 증가율이 17.6%였던 만큼 누적 기준으로도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중국 산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기술 제조업이다. AI 관련 제품과 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컴퓨터와 통신장비, 전자제품 등 일부 첨단 제조업의 이익이 증가했다.
AI 산업의 성장으로 관련 반도체와 서버, 데이터센터 장비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것이 기술 제조업의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AI 관련 산업의 호황만으로 중국 전체 제조업의 약세를 상쇄하기는 어려웠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약한 국내 수요와 과잉 생산능력이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내수 부진은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주요 문제 가운데 하나다. 소비가 충분히 살아나지 않으면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제품 가격과 판매량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과잉 생산 문제도 기업들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일부 산업에서는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와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부진과 소비심리 약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반면 AI와 전기차, 배터리 등 중국이 집중적으로 육성해온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산업별 격차는 중국 경제가 과거와 다른 형태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부동산과 소비 중심의 성장세가 약해지는 가운데 첨단 제조업과 수출 중심 산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첨단 제조업의 성장만으로 중국 경제 전체의 내수 부진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중국의 산업이익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려면 기업 생산뿐 아니라 소비와 투자 회복도 함께 나타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경기 흐름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만큼 중국 제조업과 소비 회복 여부가 한국의 수출과 반도체, 화학,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