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동차 제조업체에 적용되는 연비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기존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마련된 기준보다 낮은 연비 기준을 적용하면서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 교통부는 지난 28일 자동차와 경트럭에 적용되는 기업평균연비(CAFE) 기준을 새롭게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2031년형 승용차와 경트럭의 전체 평균 연비는 갤런당 34.9마일 수준이 된다. 기존 바이든 행정부 당시 설정됐던 2031년 기준은 50.4mpg 수준이었다.
미 교통부는 이번 조정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차량 설계와 생산 과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부담하는 차량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교통부는 향후 5년 동안 소비자와 자동차 산업을 합쳐 약 1,380억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신차 평균 가격은 약 1,300달러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이번 조치를 자동차 구매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차량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으로 설명했다.
미 교통부가 발표한 새 규정에는 연비 기준 자체뿐 아니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연비 규제를 충족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일부 제도도 변경됐다.
이번 조치는 전기차 확대와 연계됐던 이전 행정부의 자동차 정책 방향과도 차이가 있다. 새 기준에서는 휘발유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차량을 제조·판매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다.
반면 환경단체 등에서는 연비 기준을 낮추면 장기적으로 휘발유 소비와 자동차 배출가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미 CBS뉴스는 새 규정이 2031년 자동차 전체 평균 연비를 34.9mpg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기존 규정 아래에서는 50.4mpg 수준이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규정 변화에 따라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 비중을 조정할 수 있는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는 개별 차량의 연비가 모두 34.9mpg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수치는 제조업체가 판매하는 차량 전체의 평균적인 기준으로 적용되는 기업평균연비 기준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앞으로 차량 가격과 연료비, 전기차·하이브리드차의 판매 비중 등이 새 연비 기준의 영향을 받을 주요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