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국채금리가 동시에 치솟으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다시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고, 유럽과 일본에서도 장기 국채금리가 수년 만의 고점으로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4%를 넘어섰다.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년물 금리 역시 5.65%를 웃돌면서 장기물 중심의 금리 상승세가 이어졌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상승이 나타났다.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2009년과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영국의 30년물 국채금리도 1998년 이후 처음으로 6%를 넘어섰다. 일본에서도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요 선진국의 정부 차입 비용이 동시에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번 채권시장 불안에는 여러 요인이 겹쳐 있다. 각국의 높은 정부 부채와 국채 발행 증가, 물가 상승 우려, 에너지 가격 변화, 향후 금리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위해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면 시장에서 소화해야 할 채권 물량이 늘어난다.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경우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새로운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이 기업과 금융시장으로부터 조달되면서 향후 투자 규모와 자금 수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은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지급해야 하는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기업의 회사채 발행 비용과 주택담보대출 등 민간의 차입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주식시장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 1일 유럽 증시의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1.4% 하락해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은행과 광산업 등 주요 업종이 함께 약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 금리 상승이 곧바로 세계 경제의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 성장과 물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각국 재정 상황 등 여러 요인이 장기금리에 동시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발표될 물가와 고용 등 경제지표와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에 따라 채권금리의 움직임이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