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간 경제협상에 한국의 84억 달러 규모 원유 회수 프로젝트 투자가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 역시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투자 계획과는 차이가 있어 실제 투자 조건을 둘러싼 추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과의 합의에 84억 달러 규모의 ‘석유 회수 증진’ 사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석유 회수 증진(Enhanced Oil Recovery·EOR)은 기존 유전에서 생산량이 감소한 뒤 이산화탄소나 가스 등을 지하에 주입해 남아 있는 원유를 추가로 끌어내는 기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업을 통해 미국의 석유와 가스 생산을 늘리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무역합의에 84억 달러 규모의 원유 회수사업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최근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서도 미국의 일방적인 발표에 대해 투자 규모와 조건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84억 달러 사업 역시 미국 대통령의 발표만으로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의 실제 투자 확정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대규모 미국 투자사업에 대해 사업의 상업적 타당성과 수익성을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실제 자금 투입까지는 구체적인 사업 구조와 투자 주체, 수익 배분 방식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미 양국은 관세와 투자 문제를 놓고 장기간 협상을 이어왔다. 한국은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는 대신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협상해 왔다.
이번 원유 회수사업이 실제로 추진될 경우 미국 에너지 생산 확대와 한국 기업의 미국 에너지 프로젝트 참여가 동시에 늘어날 수 있다.
미국으로서는 자국 내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면서 해외 자본을 유치할 수 있고, 한국 기업에는 미국 에너지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는 초기 투자비가 크고 국제유가와 생산량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유가가 장기간 낮아질 경우 예상했던 투자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향후 실제 계약이 체결될 경우 투자 규모 자체보다 어느 기업이 투자하고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생산된 원유와 수익을 어떻게 배분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84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한미 합의에 포함됐다고 밝힌 사실과 한국 정부가 각 사업의 세부 투자 조건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는 점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