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0월 들어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한 연료 수출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아시아 석유제품 시장에 새로운 공급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10월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석유제품의 해외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싱가포르와 호주, 말레이시아 등 주요 수입국들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중국산 휘발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다. 중국의 수출 감소로 싱가포르의 중국산 휘발유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감소의 영향으로 아시아 지역의 휘발유 정제마진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정제해 판매하면서 얻는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정제마진이 크게 올라간다는 것은 석유제품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의 수출 제한은 휘발유뿐 아니라 경유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중요한 석유제품 수출국이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이 줄어들면 다른 국가의 정유사들이 부족한 물량을 보충해야 한다.
호주와 베트남, 일본, 말레이시아 등도 중국산 석유제품을 일정 부분 수입하고 있어 공급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대체 물량 확보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경유는 운송과 산업활동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물류비와 제조원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모든 석유제품의 공급이 같은 정도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홍콩으로 향하는 일부 제품의 수출을 허용하고 있으며, 항공유 역시 일정 부분 수출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수출 감소와 함께 중동 지역의 공급 불안도 국제 석유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와 석유제품 수송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까지 수출을 줄이면서 아시아 시장의 공급망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유럽이 디젤 비축분 방출을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제사회가 중동발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비축유와 비축 석유제품을 시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 역시 석유제품 수입과 국제유가 움직임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인 만큼 중국의 수출정책과 아시아 정제마진 변화는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앞으로 중국의 수출 제한이 일시적인 조치인지 장기화될지가 아시아 에너지 시장의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