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한미 통상·투자 협상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한국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시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한국이 사업 참여에 동의하지 않으면 “더 많이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빠른 시일 내에 서명하지 않으면 부담을 두 배로 늘릴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내놓았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아직 최종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패키지에 참여하기로 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알래스카 LNG 사업도 사실상 합의된 것처럼 언급했지만, 한국 측은 구체적인 사업 참여 여부와 조건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미국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약 1,300㎞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지역으로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로 수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가 필요한 만큼 미국 정부와 사업자 측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에너지 수입국의 참여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투자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에너지 수출 확대와 대미 투자 확대라는 두 가지 목표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한국은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 규모가 크고 미국과의 무역·투자 관계도 밀접하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주요 사업 파트너로 평가된다.

하지만 사업 자체의 경제성이 핵심 변수다. 알래스카에서 가스를 생산해 액화·수송하는 데에는 막대한 인프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가스 가격과 운송비, 장기 공급계약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한국 정부로서는 미국과의 통상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동시에 국민 세금이나 공기업 자금이 투입될 경우 사업의 수익성과 위험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관세나 비용 인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 결정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는 점에서 향후 한미 간 협상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