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높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수출 수요가 강하게 이어지면서 중동전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보다 높여 한국 경제의 성장 흐름이 예상보다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10월 13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2026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3%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7월 제시한 2.6%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망치 상향 폭은 같은 기간 세계 평균의 조정 폭인 0.1%포인트와 선진국 평균인 0.4%포인트를 웃돈다.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높인 주요 배경으로 반도체에 대한 강한 해외 수요를 꼽았다.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가 이어지면서 한국의 수출과 생산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과 대만은 AI 관련 컴퓨터 하드웨어 교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경제권으로 지목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IMF는 2027년 한국 경제가 2.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인 2.5%보다 0.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다만 기관별 전망에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3.0%로 예상하고 있으며, 한국은행은 3.3%, 한국개발연구원과 아시아개발은행은 각각 3.2%를 제시한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7%를 전망했다.
성장률 전망이 높아졌다고 해서 모든 산업과 가계의 체감경기가 동시에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수출이 경제 전체의 성장을 이끌더라도 업종별 경기 차이가 커질 수 있고, 수출 증가가 고용과 소비 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얼마나 회복되는지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여부를 가늠할 주요 지표다.
또한 중동 지역의 전쟁과 에너지 가격 변동은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기업의 생산비와 운송비, 가계의 생활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도체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더라도 에너지 비용 상승이 장기화하면 수출기업의 수익성과 내수 회복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3.0%에서 3.1%로 소폭 높였다. 다만 국가별 성장 경로는 중동 정세에 대한 노출 정도와 AI 기술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전망 상향은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호조가 고용과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