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10월과 11월에 필요한 원유 물량을 전년 평균 수준 이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국내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에 현재까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산업통상부는 10월 13일 원유 도입 물량이 10~11월 모두 전년 평균 대비 100% 이상 확보돼 있다고 설명했다. 나프타 역시 10월 수요의 100% 이상을 확보했으며, 11월 물량도 수요 수준에 맞춰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료로, 공급이 불안해지면 플라스틱과 합성수지 등 관련 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내 정유·에너지 업계에서는 11월 이후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주요 해상 운송로의 불안이 장기화하면 원유 운송 일정과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국내 정유업계가 원유를 도입하고 정제 설비를 가동하는 데 있어 현재 물량 부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부는 국내 정유산업의 구조도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한국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석유제품의 상당 부분을 국내에 공급하고 나머지를 수출하는 구조다. 정부는 정유업계가 평년 수준의 원유를 확보하고 설비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경유를 포함한 석유제품 공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에는 국제유가뿐 아니라 정부의 가격 정책도 영향을 준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적용해 국제가격 상승분이 국내 판매가격에 즉시 전부 반영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제10차 석유 최고가격은 휘발유 1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제9차와 같은 수준이다. 제11차 최고가격은 10월 16일 발표될 전망이다.
다만 공급 물량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가격 안정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유가와 운송비, 환율이 오르면 원유 도입 비용이 늘어날 수 있으며, 정부의 가격 조정과 지원 정책에 따라 소비자 부담도 달라질 수 있다. 중동 정세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와 석유제품의 실제 도입 일정이 계획대로 유지되는지도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제 에너지 시장과 국내 수급 상황을 함께 살피면서 가격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에는 확보 물량뿐 아니라 실제 도착 일정, 정유시설 가동 상황, 주유소 판매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공급 안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