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 16곳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금융권의 사이버 보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초 확인된 피해 기업보다 공격 대상이 늘어난 사실을 공개하고, 여러 회사에서 발생한 침해 사고가 동일한 해킹 조직의 소행인지 조사하고 있다. 노출된 정보에는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리아타임스의 10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AI 에이전트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금융회사가 16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7곳의 피해가 알려졌으나, 추가 점검 과정에서 더 많은 회사가 공격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까지 약 10만 건의 개인정보 기록이 노출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기업별 시스템 점검이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공격 과정에 AI 기반 도구가 활용됐을 가능성이다. AI 에이전트는 정해진 목표에 따라 여러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으로, 보안 점검이나 자료 분석에도 활용된다. 그러나 공격자가 이를 악용할 경우 취약점 탐색이나 정보 수집 등 일부 작업을 자동화해 공격의 속도와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구체적인 공격 방식이나 AI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단정하기 어렵다.

금융회사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피해는 단순한 정보 노출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와 금융 관련 정보가 결합될 경우 사칭 대출, 계정 탈취, 맞춤형 피싱 등 추가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 특히 금융기관을 사칭한 문자나 전화가 늘어날 경우 고객이 실제 금융회사 안내와 범죄 시도를 구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피해 회사들의 시스템을 확인하고 공격이 동일한 조직에서 비롯됐는지 조사하고 있다. 다만 기업별 침해 경로와 유출 정보의 종류, 실제 악용 여부가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니므로 피해 규모와 책임 소재는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해당 금융회사들은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고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보안 전문가들은 침해 사고가 발생한 뒤의 대응뿐 아니라 공격을 조기에 탐지하고 피해를 제한하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금융기관은 접근 권한 관리, 다중 인증, 이상 거래 탐지, 로그 분석 등 기본 보안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AI 기반 공격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자동화된 방어 기술을 도입하는 동시에, 보안 담당자가 경보를 검토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하다.

소비자 역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확인했다면 금융회사 공식 안내를 통해 본인의 정보가 영향을 받았는지 확인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나 앱 설치 요청에 주의해야 한다. 금융기관을 사칭해 비밀번호나 인증번호를 요구하는 전화·문자는 응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이번 사건은 금융권의 보안 체계뿐 아니라 개인정보를 보유한 기업 전체가 AI 시대의 새로운 사이버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과제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