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노래가 한국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음악 산업의 창작 기준과 저작권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커지고 있다. AI가 보컬과 반주 제작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인간 창작자의 기여와 기술의 역할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0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AI 제작 도구를 활용한 곡 ‘내가 꿈꾸던 어른’은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의 톱100 차트에서 3위까지 올랐다. 숏폼 영상 플랫폼 등을 통해 곡이 확산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온라인에서의 화제성이 음원 차트 성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곡은 AI 음악 생성 프로그램인 수노(Suno)를 활용해 보컬 등을 제작한 사례로 소개됐다. AI 도구를 이용하면 전문적인 녹음 장비나 음악 제작 경험이 부족한 사람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노래를 만들 수 있다. 가사와 멜로디 구상부터 편곡과 보컬 생성까지 제작 과정의 여러 단계에 AI를 적용하는 방식도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AI가 음악 제작에 깊이 관여할수록 창작자의 권리와 책임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복잡해진다. 사람이 직접 작곡하거나 연주하지 않고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중심으로 곡을 만들었다면 저작권을 누구에게 인정할 것인지, AI 학습에 사용된 기존 음악의 권리는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다.

특히 학습 데이터에 저작권이 있는 음악이 포함됐을 경우, 원작자의 동의와 보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I가 특정 가수의 목소리나 음악적 특징을 모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뿐 아니라 음성·초상 관련 권리와 부당한 사칭 문제도 논의 대상이 된다. 다만 AI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결과물이 자동으로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제작 방식과 사용 자료, 관련 법률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음원 플랫폼과 제작사 역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AI 사용 여부를 청취자에게 표시할지, AI로 생성된 보컬을 인간 가수의 음원과 동일하게 취급할지, 차트 집계와 수익 배분을 어떻게 운영할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창작자와 플랫폼, 이용자 사이에서 혼란이 커질 수 있다.

AI 음악의 인기는 기술이 대중의 창작 참여를 넓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존 음악 산업의 규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과제를 드러낸다. 앞으로는 기술 활용을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창작 기여도와 학습 데이터의 권리, 이용자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을 함께 고려하는 제도적 논의가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