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일대에서 또다시 대규모 인터넷 접속 장애 사태가 발생하며 주민들과 기업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최근 한 달 사이 케이블 훼손과 단선 사고가 연달아 터지면서 핵심 통신망의 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광케이블 이중 단선… LA·OC 마비시킨 '디지털 블랙아웃'
글로벌 인터넷망 사업자 코젠트 커뮤니케이션스(Cogent Communications)에 따르면, 지난 2일 북가주 모데스토와 남가주 엘센트로~캘리패트리아 사이 서로 다른 두 곳에서 대규모 광케이블 단선이 동시에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LA와 애너하임, 샌디에이고, 토런스 등 남가주 곳곳에서 오전부터 인터넷 연결이 끊기거나 극심한 접속 지연 현상이 빚어졌으며, 미 내륙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일부 지역으로 향하는 국제 트래픽까지 타격을 입었다.
샌디에이고와 토런스 등지의 기업들은 업무가 마비됐고, 화상회의(Zoom) 등 필수 온라인 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빚어졌다
콘텐츠 전송업체 패스틀리(Fastly) 역시 LA 지역의 서비스 오류가 외부 통신망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확인했다.
코젠트는 현장에 기술자를 투입해 복구 작업에 나섰으나 정확한 복구 완료 시점은 즉각 내놓지 못했다.
꼬리를 무는 남가주 통신망 사고… 고의 훼손 우려까지
이번 코젠트 사태는 남가주에서 최근 연달아 발생한 통신 마비 사고의 연장선상에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지난달 볼드윈힐스 인근에서는 스펙트럼(Spectrum)의 인터넷 케이블 1,400여 가닥이 고의로 절단되면서 LA한인타운과 베벌리힐스, 웨스트할리우드 일대가 통신 난민으로 전락한 바 있다.
그 불과 이틀 뒤에는 버라이즌(Verizon)의 광케이블 여러 개가 훼손되면서 남가주 전역에서 휴대전화 통화와 데이터 서비스에 거대한 차질이 빚어졌다.
잇따른 사고로 인해 사회적 기반 시설이 외부 충격이나 범죄적 파손에 너무나 취약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으나, 이번 코젠트 단선의 경우 구체적인 원인이나 고의성 여부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절실
남가주에서 이처럼 통신·인터넷 먹통 사태가 반복되는 현상을 차단하고 디지털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핵심 통신망의 이중화(Redundancy) 및 우회 경로 확보 의무화
현재 일부 통신 사업자들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특정 루트에만 의존하는 선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광케이블망에 대해 반드시 이중·삼중의 우회 경로(Ring Topology)를 구축하도록 규제하여, 한 곳이 끊어져도 즉시 다른 경로로 트래픽이 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무화해야 한다.
지하 통신구 및 노출 케이블 물리적 보안 강화
볼드윈힐스 사태처럼 고의 절단이나 파손이 용이한 지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주요 지점의 맨홀, 전봇대, 지상 기판함 등에 실시간 감시 카메라(CCTV), 침입 탐지 센서, 물리적 잠금장치를 대폭 강화해 테러나 범죄적 파손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통신사 간 인프라 상호 연동 및 비상 대응 공조 체계 구축
개별 통신사(코젠트, 스펙트럼, 버라이즌 등)가 자체 복구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형 재난이나 광역 단선 발생 시 정부(FCC)와 주 정부의 조율 아래 타 통신사의 망을 일시적으로 공동 활용(Roaming/Backbone Sharing)할 수 있는 비상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차원의 '핵심 인프라 보호법' 적용 및 처벌 강화
통신 케이블 무단 절단이나 파손 행위를 단순 재물손괴가 아닌 국가 핵심 기반 시설 테러 및 공공 안전 저해 범죄로 규정하여 형량을 대폭 강화하고, 통신사들에게 정기적인 보안 감사(Security Audit)를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