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사이버 도박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진행한 3개월간의 특별 자진신고 기간에 1,7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스스로 도박 문제를 털어놓으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 도박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전역에서 심각한 사회적 재앙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서 3개월간 청소년 1,777명 자진신고… 평균 연령 15.5세, 카지노 게임이 95.9%
경찰청은 교육부, 여성가족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 동안 총 1,777명이 신고했다고 밝혔다.
신고한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5.5세(12~18세)였으며, 고등학생이 963명(54.2%), 중학생이 813명(45.8%), 초등학생도 1명(0.1%) 포함됐다.
이들이 주로 접한 도박 유형은 슬롯과 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이 95.9%에 달했다.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한 2차 범죄도
울산에서는 한 청소년이 2년 동안 2억 원 상당을 도박에 탕진하고 돈을 달라고 부모를 폭행해 경찰에 적발되었다.
서울에서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고자 사기와 절도를 거듭한 중·고등학생 14명의 이른바 ‘도박 서클’이 해체되는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했다.
경찰은 초기 면담을 마친 청소년 중 95.1%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등 전문기관에 연계했으며, 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의 도박 문제 심각성(선별척도 점수)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긍정적 효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불법 도박사이트 주소 464개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 요청했다.
미국에선 스포츠 베팅 합법화 이후 미성년자 도박 중독 ‘비상’
한국의 사이버 카지노 열풍과 유사하게, 미국에서는 스포츠 베팅의 광범위한 합법화와 모바일 앱 보급으로 인해 청소년 도박 중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수많은 주에서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되면서,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손쉽게 사설 도박이나 스포츠 토토에 접근하고 있다.
위조 신분증을 쓰거나 성인의 계정을 도용해 도박판에 뛰어드는 미성년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의 교육 및 보건 전문가들은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이 학업 성적 저하뿐만 아니라, 도박 빚을 갚기 위해 가족의 돈을 훔치거나 극단적인 스트레스로 우울증 및 정신 건강 위기를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의회와 소비자 보호 단체들은 베팅 업체의 무분별한 청소년 대상 마케팅을 규제하고, 온라인 플랫폼의 본인 인증 절차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 얼굴
한·미 양국 모두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 환경의 편리함이 청소년들을 무분별한 사행산업의 수렁으로 밀어 넣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처벌 위주의 대응보다는 국가 차원의 조기 예방 교육 확대, 불법 도박사이트에 대한 원천 차단, 그리고 중독 청소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치유·재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