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하원인 국가두마 선거가 20일 사흘간의 투표 일정을 마치고 종료됐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의회 선거인 만큼 이번 선거는 러시아 국내 정치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메시지와도 연결돼 주목받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가두마 450석을 뽑는다. 러시아 전역에서 사흘 동안 투표가 진행됐으며 전자투표도 함께 실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전자 방식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선거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지지를 확인하는 시험대로 묘사해 온 선거라고 전했다.
개표가 시작된 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초기 결과에서는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정당명부 투표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초기 개표에서 통합러시아당이 약 57.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개표 초기 결과이며 최종 결과와는 구분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의 선거 참여 범위가 제한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AP통신은 반전 성향 후보들이 선거에서 광범위하게 배제됐고, 일부 야당이나 반정부 세력이 선거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주요 야권 정당인 야블로코 역시 정당명부 선거에 참여하지 못했다.
러시아 정부는 선거 과정의 정당성과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야권과 서방 일부 국가들은 후보 등록과 선거운동 환경 등을 문제 삼아 선거의 경쟁성이 제한됐다고 비판해 왔다.
이번 선거는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도 실시됐다.
AP통신은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병합했다고 국제사회가 보는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의 주민들도 선거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은 이 지역에서 진행되는 러시아 선거를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자투표 시스템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러시아 당국은 투표 기간 동안 전자투표 시스템과 통신망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당국이 선거 이틀째 전국 여러 지역에서 투표 시스템과 통신망에 대한 온라인 공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선거 마지막 날에는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까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드론이 모스크바와 주변 지역을 공격하면서 사망자와 시설 피해가 발생했고, 모스크바 정유시설 일부도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공격이 선거를 방해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공격의 구체적인 목적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향후 러시아 의회의 구성과 푸틴 대통령의 전쟁 정책에 대한 국내 정치적 메시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선거 결과 자체만으로 러시아 국민 전체의 전쟁에 대한 태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야권 후보의 참여 제한과 언론·정치 환경, 전자투표 논란 등이 함께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러시아 정부가 전쟁 장기화에 대한 국내 지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국제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향후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