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의 주요 도시와 섬을 잇따라 장악하면서 세계 주요 해상교통로 가운데 하나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후티는 최근 예멘 서부 홍해 연안에서 세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달 초 전략적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한 데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의 섬들까지 영향권에 넣으면서 홍해 남부에서 군사적 입지를 넓혔다.
AP통신은 후티가 현재 예멘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통제 범위를 확대했으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와의 인터뷰에서 후티 고위 관계자는 미국 선박을 공격할 의도는 없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관련된 선박이나 이해관계에는 공격을 계속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후티의 세력 확대가 국제사회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이 지역의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상 통로다.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선박들이 수에즈운하를 이용할 때 거쳐야 하는 주요 항로 가운데 하나로, 이곳의 안전이 흔들리면 국제 해운과 원유·천연자원 운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후티는 과거 홍해를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하거나 위협하면서 국제 해운업계에 상당한 부담을 줬다. 일부 선사들은 홍해 항로를 피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 항로를 택하기도 했다.
최근의 상황은 과거와도 차이가 있다. 후티가 단순히 해상에서 선박을 공격하는 수준을 넘어 홍해 연안의 항구와 육상 거점을 직접 장악하면서 해협 주변의 군사적 환경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ABC뉴스는 후티가 최근 예멘 서부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진격하면서 약 2,100제곱마일의 영토를 추가로 장악했다고 전했다. 모카를 점령한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 방향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멘 내전 역시 이번 상황의 중요한 배경이다. 후티와 예멘 정부 및 이를 지원하는 세력 사이의 갈등이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정부 측을 지원해 왔다.
이에 따라 후티의 영토 확대와 사우디의 군사적 대응이 맞물릴 경우 예멘 내부의 충돌이 다시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후티 사이의 충돌은 홍해를 넘어 걸프 지역의 에너지 시설과 해상 운송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P통신은 후티 측이 사우디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통제를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후티가 해협 전체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의미로 단정하기보다는, 해협 주변의 전략적 거점과 접근로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 해운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긴장이 장기화하면 선박 보험료와 운항 비용이 올라가고,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물류 운송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까지 동시에 긴장이 높아질 경우 중동의 두 주요 해상교통로가 동시에 불안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 후티가 추가로 어떤 지역을 장악할지, 사우디가 어느 수준까지 군사적으로 대응할지,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홍해 항로의 안전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