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유가 시장의 기준으로 사용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107달러까지 올랐다. 하루 사이 약 4달러가 뛰면서 최근 중동 정세에 따른 공급 불안이 다시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지역의 군사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한 것이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 가운데 하나가 됐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이어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높아졌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미국 증시에도 부담이 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S&P500과 나스닥도 하락했다.

특히 금융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단순히 에너지 가격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 운송비와 제조비용, 항공유와 휘발유 가격 등이 함께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금리가 상승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장기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이고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시장의 전망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까지 금리인하 기대가 중심이었지만, 에너지 가격과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경우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최소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약 71%로 반영하기도 했다. 하루 전 약 50% 수준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다.

이처럼 중동 전쟁은 이제 국제유가뿐 아니라 미국의 금리와 증시, 국채시장까지 동시에 움직이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주요 에너지 수송로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을 비롯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국제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뿐 아니라 항공료와 물류비, 전기·가스 등 다양한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실제 협상 진전이 나타날 경우 공급 불안이 완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면 유가와 금융시장의 불안이 다시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