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쟁 관련 지출이 계속 증가하면서 올해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군사비와 방공망 강화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국가 재정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올해 러시아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러시아 정부가 예상했던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GDP의 1.6% 수준이었다. 지난해 재정적자 역시 GDP의 2.6%에 달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재정적자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군사비 증가가 꼽힌다.
러시아는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병력과 장비 운용뿐 아니라 방공체계 강화, 군수품 생산 확대 등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러시아 본토와 주요 기반시설을 겨냥하는 사례가 늘면서 러시아가 방공망을 확대하는 데에도 추가적인 재정이 필요해지고 있다.
연료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 지출도 재정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언급됐다.
러시아는 세계적인 원유 생산국이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높아지면 세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러시아는 높은 국제유가와 루블화 약세의 영향으로 석유 수출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수입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늘어난 에너지 수입만으로 군사비와 국가 지출 증가를 모두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러시아 정부의 설명이다.
러시아 정부는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국채 발행 규모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재무부는 당초 5조5천억 루블 수준으로 예상했던 차입 규모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높은 금리 역시 러시아 정부의 부담이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 경우 정부의 이자 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의 재정적자가 금융 시스템 자체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내년 이후 유가와 가스 수입이 개선되면 재정적자를 GDP의 약 2%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군사비 지출이 계속될 경우 러시아의 재정 부담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전쟁이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서방의 제재뿐 아니라 정부 예산 구조에서도 점점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가 높은 에너지 수입을 바탕으로 전쟁 비용을 얼마나 오래 감당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국제사회가 주목할 주요 경제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