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 주둔해 온 미군 병력을 20여 년 만에 철수시키면서 이라크와 중동 지역의 안보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30일까지 이라크 내 마지막 미군 기지에서 병력을 철수할 예정이다. 2003년 이라크전쟁을 계기로 시작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사실상 막을 내리는 것이다.
미군은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이라크를 침공했다. 이후 장기간 이라크에 주둔하면서 반군과의 전투와 치안 작전을 벌였고, 2011년 말 주요 전투 병력을 철수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대하자 미국은 2014년 다시 군사력을 투입했다. 미국이 이끄는 국제연합군은 이라크군과 함께 IS의 점령지를 탈환하는 작전을 진행했고, IS의 영토 지배는 사실상 종식됐다.
이번 철수는 2024년 미국과 이라크가 합의한 계획에 따라 진행됐다. 당초 철수 계획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합의됐지만 실제 철수 과정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군 철수를 바라보는 이라크 내부의 시각은 엇갈린다. 외국군이 자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을 주권 회복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미국의 정보·정찰·공중 지원이 줄어들면서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란과 가까운 이라크 내 무장세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는 미국과 이란 모두와 관계를 유지해 온 국가로, 양국 사이에서 복잡한 외교·안보 관계를 이어왔다.
로이터는 미군 철수가 이란과 연계된 무장세력의 정치·안보 분야 영향력 확대를 촉진할 수 있다는 이라크 안보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IS의 재등장 가능성도 변수다. IS는 과거처럼 광범위한 영토를 장악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 지역에 잠복 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 보안 관계자들은 미군의 철수로 정보와 정찰, 무인기 지원 등이 감소하면 IS가 보안상의 빈틈을 이용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의 철수가 이라크 안보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앞으로 이라크 정부군이 독자적으로 치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와 이란계 무장세력 및 IS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