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출판·도서 산업까지 대규모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중앙일보가 우크라이나 도서진흥원(UBI)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책 약 1,300만권이 파괴됐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연간 도서 생산량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UBI는 피해액을 최소 3,930만 달러, 우리 돈 약 53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피해는 단순히 일반 도서에만 그치지 않았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서와 교육 관련 출판물도 공격으로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렉산드라 코발 UBI 원장은 미주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출판사와 인쇄시설, 물류창고 등이 피해를 입으면서 우크라이나의 ‘책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판업계는 전쟁으로 정상적인 자금 순환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책이 만들어지려면 작가와 편집자, 인쇄업체, 물류업체, 서점 등이 연결돼야 하지만 전쟁으로 관련 시설과 인력이 동시에 피해를 입으면서 새로운 책을 출판할 여력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UBI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출판사와 인쇄시설, 책 보관창고 등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코발 원장은 최근 들어 수도 키이우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이 더욱 빈번해졌다고 밝혔다.

당초 9월 중순 개최될 예정이었던 전국 규모 도서전 ‘크니즈코바 크라이나’도 전쟁 상황 때문에 취소됐다.

출판산업은 일반적인 산업과 달리 물리적인 인쇄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다.

인쇄시설이나 물류창고가 파괴되면 단순히 보관 중이던 책을 잃는 것뿐 아니라 이후 새로운 책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과정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문화유산과 출판물의 보존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UBI는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 출판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학교 교과서와 어린이용 도서 등 교육 분야 출판물은 전쟁 이후에도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필요한 만큼 복구와 재인쇄가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출판업계의 피해는 전쟁이 군사시설과 산업시설뿐 아니라 교육과 문화 분야의 기반시설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