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된 북한군 2명의 한국 이송 사실을 둘러싸고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외교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우크라이나가 포로 이송 과정에 관한 비공개 합의를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총회 연설에서 러시아를 위해 싸우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2명이 한국으로 이송됐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정부는 두 북한군의 신변과 이송 과정과 관련해 한·우크라이나 사이에 비공개로 유지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 측은 우크라이나가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면서 해당 합의를 사실상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한국이 주장하는 형태의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이번 사안을 외교적 오해로 규정하며 갈등을 확대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사실관계 인정과 사과가 계속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외교당국 사이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도 계속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직접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포로 문제에 대한 설명을 넘어 비공개 합의의 존재를 우크라이나가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는 것이라는 게 외교 당국의 설명이다.

북한군 포로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참여했다는 사실과도 연결돼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참여한 북한군 병력을 생포한 사례를 공개해 왔다.

한국으로 이송된 북한군 2명은 한국 정보당국과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은 뒤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이들의 안전과 신변 보호를 고려해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이번 갈등은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기존 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인도적·재정적 지원을 제공해 왔으며, 올해에도 추가적인 비살상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양국 모두 장기적인 외교 갈등으로 확대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로부터 북한군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관한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고, 우크라이나 역시 한국의 인도적·재정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실제 양국 관계의 광범위한 갈등으로 번질지, 외교 협상을 통해 수습될지는 향후 우크라이나 측의 공식 입장과 한국 정부의 후속 대응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