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선거인 명부 개편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면서 선거관리위원회 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수도 뉴델리와 뭄바이 등 주요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야권과 시민단체는 유권자 명부 수정 과정이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지시간 4일 뉴델리와 뭄바이 등에서는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최고선거위원장인 갸네시 쿠마르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선거인 명부를 대대적으로 점검하는 ‘특별 집중 개정’(SIR) 절차다. 야권과 시민단체는 이 과정에서 실제 유권자들이 명부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와 집권 인도국민당(BJP)은 선거인 명부에서 허위 등록이나 중복 등록 등을 정리하기 위한 정상적인 절차라고 반박하고 있다.
논란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인도 민주주의의 신뢰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를 가진 민주주의 국가 가운데 하나인 만큼 선거인 명부의 정확성과 공정성은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위가 계속되면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긴장도 높아졌다. 뉴델리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이 지정된 집회 장소로 이동하려는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저지됐으며,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구금됐다.
인도 현지 매체 인디언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최근 시위에서는 약 150명이 구금됐다. 여기에는 학생운동가와 시민사회 인사, 유명 법조인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정부와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쿠마르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유권자 명부 수정이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진행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선관위는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이 아니며 부정확하거나 유효하지 않은 유권자 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이번 논란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야권은 선거관리 절차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질 경우 정부에 대한 정치적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시위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인도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치와 선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SNS를 통한 시위 정보 확산도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가 도시의 질서와 교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지역의 집회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인도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신뢰 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인도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선거의 투명성과 독립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4일 선거관리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뉴델리에서 약 150명이 구금됐으며, 선거인 명부 개편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