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집트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경제와 산업, 에너지,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중동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이집트의 전략적 위치와 한국의 제조·첨단기술 경쟁력을 결합해 새로운 협력 시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가 한국의 중동 정책에서 중요한 파트너라고 평가하면서 한반도와 중동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구축하는 데 양국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 개시가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CEPA가 체결되면 양국 사이의 상품과 서비스 교역뿐 아니라 투자와 산업 협력에도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이집트의 지정학적 위치가 큰 장점이다. 이집트는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교통·물류의 핵심 지역으로, 수에즈운하를 통한 국제 해상 물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이집트는 조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과 이집트의 산업·항만 인프라를 결합하면 선박 건조와 유지보수, 해양산업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청정에너지와 과학기술 분야도 협력 대상으로 거론됐다. 에너지 전환과 탄소 감축이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의 기술력과 이집트의 풍부한 태양광·풍력 자원을 결합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이집트에 진출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집트 정부가 한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에게 이집트는 이미 낯선 시장이 아니다. 건설과 자동차, 전자,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관계 격상을 계기로 사업 영역이 더욱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양국 정상은 경제협력뿐 아니라 국제안보와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집트는 중동 평화 문제에서 중요한 외교적 역할을 해왔고, 한국 역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외교적 과제를 안고 있어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이집트 관계는 기존의 경제협력 중심 관계에서 외교·안보와 첨단산업, 에너지, 문화·인적교류까지 아우르는 보다 포괄적인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CEPA 협상이 실제 타결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 기업의 중동·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