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당국이 미국 기업에 신분을 속여 취업한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의 활동을 지원한 원격 작업 거점을 텍사스에서 적발했다. 이른바 ‘노트북 농장’으로 불리는 시설에서 다수의 컴퓨터 장비가 압수되면서, 북한의 해외 IT 인력 운영과 불법 외화벌이를 차단하려는 미국 당국의 수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주한국일보는 10월 15일 보도에서 미 연방수사국(FBI)과 텍사스 북부연방검찰이 주 전역에서 진행한 ‘론스타 라운드업’ 작전을 통해 관련 네트워크를 해체했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13일 현지시간 발표에서 주거지 40여 곳을 수색하고 노트북과 KVM 장치 등 관련 장비 187대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KVM 장치는 여러 컴퓨터를 하나의 키보드와 모니터 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다. 수사당국은 이러한 장비가 미국 내에서 일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원격 작업 환경을 구축하는 데 이용됐다고 보고 있다. 북한 IT 노동자들은 미국인의 신원을 도용하거나 가상사설망(VPN) 등을 활용해 실제 근무 위치를 숨기는 방식으로 미국 기업의 일감을 얻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미국 당국은 이 같은 활동이 단순한 취업 사기를 넘어 국가안보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FBI는 북한 IT 인력들이 벌어들인 수익이 북한 정권의 자금원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관련 수익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등 개발을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IT 인력의 위장취업 문제는 이번에 처음 드러난 것이 아니다. 미국 법무부는 과거에도 여러 주에서 노트북 농장을 적발했다고 발표했으며, 일부 사건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의 활동을 도운 미국 내 조력자들이 사법처리 대상이 됐다. 다만 이번 텍사스 작전의 압수 장비 수치와 과거 다른 사건의 피해 규모는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수사는 미국 기업의 채용 및 원격근무 절차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기업은 지원자의 신원과 근무 위치를 확인하고, 회사 장비와 계정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특히 신원 도용이나 제3자의 대리 근무 가능성을 점검하는 절차는 보안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수사당국은 북한 IT 노동자들의 활동을 지원한 네트워크와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압수된 장비의 분석 결과와 추가 기소 여부에 따라 사건의 범위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