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장기간 이어지는 산불로 발생한 유독성 연무가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로 확산하면서 대기오염과 호흡기 질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산불 진화와 강수 유도를 위한 여러 방법을 시도하는 가운데, 남수마트라 지역 상공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하는 실험에도 나섰다.

가디언은 10월 15일 인도네시아가 산불 연무를 줄이기 위해 드라이아이스를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구름씨뿌리기와 물 폭격, 군 인력 투입 등 기존 대응책을 시행해 왔지만, 건조한 날씨와 광범위한 산불로 연무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산불은 수마트라와 보르네오섬의 이탄지대와 산림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탄지대는 땅속에 유기물이 축적된 습지로, 건조해지면 지하에서 불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지표면의 불길이 약해진 뒤에도 땅속에서 연기가 계속 발생할 수 있어 진화가 쉽지 않다.

산불 연무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인접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기질이 악화하면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 어린이와 노인 등에게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운영과 일상생활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주민들의 건강 보호 대책도 중요해지고 있다.

드라이아이스 살포는 구름 형성과 강수 유도를 돕기 위한 실험적 접근이다. 그러나 이 방법이 넓은 지역의 산불을 직접 진화하거나 대기오염을 장기간 해소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기상 조절만으로는 산불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산불의 반복을 막으려면 불법 소각 단속과 산림 관리, 이탄지대의 수분 유지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농업용 토지 확보를 위한 화전과 건조한 기후가 맞물릴 경우 산불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어 연무가 이동하는 만큼 주변 국가 간 정보 공유와 대응 협력도 중요하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번 실험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향후 관측 결과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산불 진화와 주민 건강 보호를 병행하면서 산림 훼손과 불법 소각을 줄이는 장기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지역 전체의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