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전가의 보처럼 꺼내 들며 중국산 무인항공체계(UAS)를 겨냥한 초고율 관세 포고문에 서명했다.
국가안보 위협을 명분 삼아 글로벌 드론 시장의 맹주인 중국의 공급망을 강도 높게 차단하는 한편, 한국 등 주요 동맹국에는 차등 관세를 적용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무역확장법 232조 기반 '최고 100% 관세' 단행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미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수입 드론 및 부품에 대해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조치에 공식 서명했다.
100% 관세는 9월 3일부터 시행되며, 최대 이륙 중량 25kg 초과 대형 드론, 열화상 기능을 갖춘 감시·정찰용 드론, 도킹 스테이션 및 특정 핵심 부품이 대상이다.
2027년 2월부터 시행 예정인 25% 관세는 안보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반 소형 드론 및 기타 부품이 적용 대상이다.
한국 등 동맹국에는 차등으로 관세가 적용된다.
무차별적 타격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등 주요 동맹국에서 수입되는 드론 및 부품에는 15%의 관세가 부과되며, 영국은 10%로 차등 적용된다.
'세계의 공장' 중국 드론 패권 견제
이번 조치는 글로벌 상업용 및 산업용 드론 시장의 절대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DJI 등)의 대미 수출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고도의 경제·안보 전략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드론 기업 DJI를 필두로 한 중국산 드론은 전체 상용·민간 드론 시장의 약 70% 이상, 일반 소비자와 취미용 시장에서는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 내 시장에서도 상업용 및 공공 부문(경찰, 소방, 지방 자치단체 등)에서 쓰이는 드론의 70~80% 이상이 중국산일 정도로 깊숙이 뿌리내려 있다.
가격 경쟁력과 뛰어난 성능, 방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미국 등 서구권 기업들이 대체하기 어려운 구조를 꼿꼿이 유지해 왔다.
중국산 드론은 초기 촬영·취미용에서 시작해 현재는 농업용 방제, 건설 현장 안전 점검, 물류, 재난 구조 등 고부가가치 산업용 드론 시장까지 영토를 넓혔으며, 글로벌 특허의 대다수를 선점하며 기술적 우위까지 다져왔다.
공급망 전체를 중국이 쥐고 흔드는 가운데 현대전에서 드론이 핵심 전력으로 급부상한 만큼, 미군 작전과 국가 기반시설을 중국산 공급망으로부터 완전히 분리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중국의 드론 시장 독점 지배 우려해온 한국, 새로운 기회
한국 등 동맹국의 입장과 전략: 한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미 상무부 의견서를 통해 특정 국가의 독점적 시장 지배에 우려를 표하며, 동맹국 중심의 안전한 UAS 공급망 구축을 제안한 바 있다.
이번에 한국이 중국(최대 100%)보다 훨씬 낮은 15%의 관세율을 적용받은 것은, 대미 안보 협력 및 공급망 파트너십의 결과로 풀이된다.
글로벌 드론 업계 지각변동
미국 내 드론 관련 기업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으나, 미국 지자체와 소방·경찰 등 공공 부문에서 가성비 높은 중국산 장비를 대체할 대안을 찾는 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 등 동맹국 제조사들에게는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반사이익의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