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이재명 정부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 확대라는 파격적인 에너지 정책 기조 변화를 공식화했다.
호남권 반도체 단지 조성을 위해 호남 지역 내 신규 원전 건설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중심이었던 현 정부 기조가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AI 산업의 생존을 위해 '현실적인 에너지 확보'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영광·새울에 원전 추가 건설" 파격 제안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반도체 공장의 안정적인 24시간 가동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며, 원전 추가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방송에서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내 2기, 울산 울주 새울원전 내 2기 등 총 4기를 추가 건설할 수 있는 여유 부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부지 선정부터 시작하면 완공까지 13~15년이 걸리지만, 기존 부지를 활용하면 7년 내 완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원전 확대" 정부 핵심부의 동시다발적 메시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이후 대통령실과 정부 고위 인사들이 앞다투어 원전 확대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영남권 국민보고회에서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에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며 첨단 원전 기술 확보 의지를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도 SMR의 국가전략기술 선정 검토를 시사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원전 관련 내용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포함될 것"이라며 건설 기간 단축 방안까지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왜 '원전 확대'로 돌아섰나?
24시간 미세공정이 필요한 반도체 팹과 상시 가동되어야 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순간적인 전력 불안정에도 치명적인 생산 차질을 빚는다. 이러한 산업적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정부 보고회에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원전 확대와 LNG 발전 추진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12차 전기본'에 주목
이번 기조 변화는 향후 15년(2026~2040년)의 국가 전력 수급을 결정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대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9월 정기국회 전후로 12차 전기본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호남 지역사회의 원전 신규 건설 수용 여부와 환경·시민단체의 반발은 여전히 정부가 풀어야 할 사회적 합의의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