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지난 5월 10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화재 사건이 '미상 비행체 2기에 의한 외부 공격'이었음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그간 신중했던 우리 군의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이 중대한 국면을 맞이했다.
정부 합동 조사단의 조사 결과, 미상의 비행체 2기가 선미를 2차례 타격하여 폭발 및 화재가 발생했다.
이 공격으로 선체 하단에 폭 5m, 깊이 7m의 거대한 파공이 확인되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선원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정부는 나무호가 피격 당한 사실은 확인했으나, 특정 국가나 세력을 배후로 단정하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란 측은 자신들의 공격이 아니라고 공식 부인 중이다.
'호르무즈 파병' 검토가 빨라지는 이유
민간 선박이 직접 공격의 대상이 되면서 정부 내 기류가 '신중론'에서 '적극적 대응'으로 선회하고 있다.
외교부도 "가능한 모든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무호 사건 직후 "한국이 단독 행동을 하다 공격받았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해양 자유 연합(MFC) 참여를 강력히 압박한 바 있다.
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회담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이란 소행 가능성을 제기하며 한국 군 자산의 실질적 투입을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재 아덴만에서 임무 수행 중인 청해부대를 활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오는 15일 출항 예정인 왕건함은 이미 대(對)드론체계를 보강했다. 이는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 비행체(드론 추정)'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로 확대하려면 국회의 별도 비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야당의 반대나 이란과의 관계 악화 우려 등 정치적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당장 함정을 보내기 어렵다면 연락장교 파견이나 MFC 본부와의 정보 공유 등 낮은 단계의 기여부터 시작할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되, 이란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자국 선박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워 파병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어떤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 군 함정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는 시점이 결정될 전망이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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