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공식 무대서 저주에 가까운 조롱 퍼부어... 행사위 해명 요구"
5·18 정신의 '외연 확장' 가로막는 정파적 소비라는 비판 확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 공식 무대에서 특정 정치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재앙'이나 '액운'에 비유한 공연이 펼쳐져 정치권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당사자들과 야권 일각에서는 "오월 정신을 정파적으로 사유화한 저주성 조롱"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통 민요 개사해 정치인 실명 저격... "이준석·장동혁이 '액운'?"
논란은 지난 17일 저녁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공식 전야제 행사의 한 무대에서 시작됐다.
이날 무대에 오른 한 공연팀은 전통 민요인 '액막이 타령'을 현대 정치 상황에 맞춰 개사해 불렀다.
나쁜 액운을 몰아내고 복을 기원하는 노래 양식을 빌려 특정 정치인들을 저격한 것이다.
해당 공연에서는 "이준석이로 드는 액은 매불쇼가 막아내고", "장동혁이로 드는 액은 한두자니가 막아내고"라는 가사가 여과 없이 울려 퍼졌다.
또한 "정치검찰로 드는 액은 민주시민이 막아내고, 법비들로 드는 액은 촛불시민이 막아내고"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특정 야당 정치인들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며 이들을 우리 사회에 해를 끼치는 '액운(재앙)'으로 규정하고, 특정 친야 성향 유튜브 채널이나 진영이 이를 막아낸다는 식의 주술적 비방을 늘어놓은 셈이다.
이준석 "이게 공식 행사인가" 분통... 개혁신당 공식 항의
공연 영상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자, 당사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즉각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설마 이것이 공식적인 5·18 전야제 행사인가. 정치행사 그 자체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개혁신당 역시 공식 브리핑을 통해 주최 측인 '5·18 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개혁신당 측은 "오월 정신의 전국화와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해 정성을 쏟아온 젊은 정치인의 헌신을 기억하기는커녕, 공식 무대에서 저주에 가까운 조롱을 퍼부은 기획은 대단히 모순적이고 비상식적"이라며 경위 설명과 공식 유감 표명을 요구했다.
'해학적 풍자'인가 '정파적 폭주'인가... 거세지는 비판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5·18 정신의 '외연 확장'을 가로막는 전형적인 진영 논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숭고한 역사임에도, 국민 세금이 지원되는 공식 전야제를 특정 진영의 '스트레스 해소용 정치 선동판'으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이준석 대표 등 중도·보수 성향의 정치인들이 오월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외연을 넓혀온 노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세상을 '우리 편 아니면 적(액운)'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파적 폭주는 결국 중도층의 피로감만 더해줄 뿐"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일부 옹호론자들은 전통 마당극이나 전야제 공연의 특성상 권력자나 정치인을 해학적으로 비틀고 풍자하는 것은 오랜 민중 문화의 일환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선을 넘은 '주술적 저주'라는 대중의 냉담한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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