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매출 133.9조, 영업이익 57.2조 원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25년 연간 영업이익(43.6조 원)보다 큰 돈을 한 분기에 벌어들인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무려 756%나 폭증한 수치다.
하지만 이 성과급 규모를 두고 노사가 팽팽하게 맞서며, 지금의 성과와 축배가 오히려 삼성전자의 내분으로 인한 자멸을 자초하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밖으로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그리고 중국과 사활을 건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고, 안으로는 천문학적 이익의 배분 방식을 두고 노조 및 정치권과 복잡하게 얽히며 외우내환에 시달리는 신세다.
미국 언론도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이번 파업을 매우 심각한 위기 신호로 보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NSEU) 등 노조 연합은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당하고,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영진은 반도체 외에도 가전, 모바일 등 다양한 사업부가 혼재된 구조상 특정 부서에 치우친 무제한 성과급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전체 영업이익 중 94%(약 53.7조 원)가 반도체(DS) 부문에서 나왔고, 모바일(MX) 부문은 부품값 상승 등으로 인해 이익이 전년 대비 약 35% 감소하는 등 부문별 명암이 엇갈렸다. 이번 실적으로 인해 마냥 축배를 터트릴 상황만은 아닌 것이다.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노조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을 선언했다.
노조 측은 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액이 최대 20조~30조 원에 달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기록적인 이익을 두고 이를 사회적 또는 내부적으로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과 노동계 등 여러 방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치권,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천문학적 이익을 협력사나 사회와 나누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당시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과거부터 '초과이익공유제'나 특정 산업의 과도한 이익에 과세하는 '횡재세' 성격의 입법을 제안해 왔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이 반도체 업황이라는 외부 요인에 크게 기인한 만큼, 이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상생 협력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동안 친노조 성향을 보여온 이재명 대통령조차 사태를 예의주시하다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냈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화된 노동계가 자기 실속만 차리는 과도한 요구를 해 국민적 비판을 받는다면, 이는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사실상 삼성 노조를 겨냥했다.
AI 시대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노사 간의 상생과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며, 노조가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도 이번 갈등이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 위기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언론 및 글로벌 시장의 반응: "자책골 될 수도"
미국의 주요 경제 매체들은 이번 파업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급력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삼성이 DRAM 시장의 36%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생산 라인이 멈출 경우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버 공급망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의 생명줄인 '적기 공급' 신뢰도가 흔들릴 경우, 엔비디아나 애플 같은 대형 고객사들이 삼성 대신 다른 공급처를 찾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Bloomberg)도 현재를 "글로벌 AI 패권 전쟁의 정점"이라고 규정하며, 삼성이 SK하이닉스 등에 내준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되찾아야 할 골든타임에 내부 분열로 자멸하는 '최악의 자책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Reuters) 역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평택 캠퍼스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DRAM 공급의 3~4%를 차단해 반도체 가격 급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업이익이 높다는 것은 삼성전자가 만드는 HBM4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단가가 높고 생산 효율이 좋다는 의미다.
이렇게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은 다시 미래 기술(2나노 양산, R&D 투자)에 투입되어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중국과 경쟁사들이 초격차로 따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익 배분에만 골몰하고 있다.
미국 언론과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천문학적 이익'에도 불구하고 노사 갈등에 따른 생산 차질 리스크를 삼성전자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으로 보고 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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