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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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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한동훈-박민식 삼파전… 400년 구포시장, 보궐선거 격전지로

'보수의 심장' 서문시장 대항마?… 부산 민심의 ‘바로미터’ 구포시장에 쏠린 눈

김도현 기자
하정우-한동훈-박민식 삼파전… 400년 구포시장, 보궐선거 격전지로
TV조선 유튜브 캡쳐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400년 역사의 구포시장이 용광로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특정 정당에 몰표를 주기보다 '인물'을 보고 움직이는 구포시장의 독특한 민심을 잡기 위해 대권 주자급 거물들이 앞다투어 상인들의 '아들'과 '동생', '머슴'을 자처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이재명 대통령이 공들여 영입한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하정우를 전격적으로 전략 공천하며 투입했다. 북구갑을 야당에 결코 빼앗길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하정우의 손 털기 논란이 벌어지는 등 가장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북구의 아들" vs "만덕동 주민" VS "구포시장 월남댁 아들"… 불붙은 삼파전

이번 보궐선거는 하정우, 한동훈, 박민식이라는 화려한 라인업이 맞붙으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전 청와대 AI 수석인 하정우 후보는 서울 입당식 직후 구포시장으로 직행해 "고향 주민들께 북구의 아들이 돌아왔음을 알리는 것이 도리"라며 연고를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유세 중 상인과의 접촉 과정에서 이른바 '손 털기 논란'이 불거졌다.

상대 진영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으나, 하 전 수석 측은 "현장의 열기 속에서 빚어진 오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무소속 전 국민의힘 대표인 한동훈 후보는 북구 만덕동에 전입신고를 하며 배수진을 쳤다. 이틀에 한 번꼴로 시장을 찾아 직접 장을 보며 상인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생활 밀착형'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 국가보훈부 장관인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스스로를 '구포시장 월남댁 아들'이라 부르며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이 지역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누가 진짜 구포의 자식인지"를 묻고 있다.

왜 하필 '구포시장'인가?

구포시장은 단순한 전통시장을 넘어 부산 민심의 '성지'로 통한다.

구포시장은 무려 4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낙동강 물류의 집산지로 시작해 3·1운동의 함성이 울려 퍼졌던 곳이자, 한국전쟁 피난민들의 삶을 보듬었던 근현대사의 상징적 공간이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과 달리, 구포시장은 당색(黨色)보다 인물을 중시한다. 실제로 북구갑은 약 20년 가까이 보수 정당 계열 후보들이 독식하기도 했지만, 부산에서 민주당 의원이 유일하게 3선을 기록한 곳이기도 하고, 2024년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중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승리 지역구였을 만큼 민심의 향방이 역동적이다.

870개 점포와 4,200여 명의 상인이 상주하며, 장날에는 하루 4만 5천 명이 몰리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 광역 생활권의 중심지다. 당연히 이곳의 상인과 유권자들 중에 북구 유권자가 아닌 경우도 많다. 낙동강 벨트의 핵심지로 경남 김해, 양산 등에서도 이곳을 찾는다. 이곳에서 이기는 자가 부산을 넘어 경남 민심까지 얻을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할 수도 있는 이유다.

'깜짝 만남'과 '지원 유세'… 시장통은 이미 선거판

시장 골목에서는 후보들 간의 긴장감 넘치는 장면도 연출된다. 하정우 전 수석과 한동훈 전 대표가 유세 중 우연히 마주쳐 짧은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까지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 지원을 위해 구포시장을 찾으며, 시장 전체가 거대한 정치 전시장으로 변모했다.

이 대표는 "요즘 구포시장이 뜨겁다고 해 청년이 필요한 이곳에 정 후보와 함께 찾았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반응: "이번엔 진짜 모르겠다"

30년째 장사를 해온 김동하(71) 씨는 "구포시장 선거 열기가 이토록 뜨거웠던 적은 없다"며 "항상 민심이 변했던 곳인 만큼 이번에도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이번 보궐선거의 승패는 '누가 더 진정성 있게 구포시장의 역사와 상인들의 고단함을 이해하느냐'에 달렸다. 하정우의 스마트한 이미지와 한동훈의 팬덤, 그리고 박민식의 지역 기반이 얽히고설킨 가운데, 400년 구포시장의 선택에 대한민국 정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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