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증조부인 구한말 의사 안상호(1872~1927)를 둘러싼 친일 행적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그가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타인의 토지를 편취하려다 법원에 피소됐다는 100년 전 언론 보도가 새롭게 조명받으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100년 전 언론 보도의 실체: "안상호가 어머니 위협해 파주 땅 강탈"
1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한 1923년 12월 28일 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안상호는 당시 '소유이전말소로 안상호 피소'라는 제목의 소송에 연루되었다.
파주군에 거주하던 박승학이라는 인물은 안상호가 경성지방법원 민사부에 피소된 장본인이라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안상호는 1914년 11월 원고 박 씨가 집을 비운 사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박 씨의 노모를 찾아가 험악한 말로 위협하고, 마치 자신이 해당 토지를 적법하게 매입한 것처럼 꾸며 관할 군청으로부터 토지매매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피해자 측이 수차례 증명서 말소를 요구했으나 안상호가 이를 거부하면서, 결국 경성지방법원에 토지매매증명 말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 이르렀다는 내용이 당시 신문에 상세히 실렸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친일 행적
앞서 안상호는 1916년 결성된 대표적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의 의거로 부상을 입은 친일파 이완용을 치료한 의료진 중 한 명이었으며, 이토 히로부미 추모준비위원회에도 참여했던 기록들이 연이어 발굴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증손녀인 배우 하영은 최근 SNS를 통해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하지만, 이완용 치료와 관련, 인도적인 차원에서 적이나 부상자를 치료하는 행위는 의사의 당연한 임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안상호는 이완용을 치료한 것에 그치지 않고, 이후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에서 평의원으로 활동하고, 조선총독부의 '일선동체(내선융화)' 정책에 적극 동조하며 "나는 일본 사람과 똑같다"고 발언하는 등 일제에 적극 협력한 행적이 기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역사적 재평가 가속화
과거 최초의 근대 개업의이자 고종의 왕실 진료에 참여했던 엘리트 의사로 알려졌던 안상호의 실체가, 과거 언론 보도와 사료 발굴을 통해 친일 행각과 민폐적 사생활 의혹까지 겹치며 철저한 재검증 대상이 되고 있다.
학계와 대중사회에서는 일제강점기 기득권층의 부도덕한 행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