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국회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의 역사 왜곡 및 조롱성 발언이 쏟아지면서 거센 항의와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5·18에 대해 견해가 다른 참석자끼리 물병을 던지거나 멱살을 잡는 소동도 있었다.
12·12 쿠데타 주동자까지 참석한 해당 자리에서 5·18을 폄훼하는 표현이 난무하자 야당은 의원 제명 촉구에 나섰고, 여당은 당혹스러워하며 선을 긋는 모양새다.
"소요 사태", "좌파의 독점", "임을 위한 행진곡 비아냥"
13일 국회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 공개 포럼’에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5·18은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돼선 안 되며, 연구와 기사에 금기가 가해지면 사상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취지를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1979년 전두환 보안사령관 비서실장으로서 12·12 쿠데타를 주동한 허화평 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공동주최 단체인 새역사국민운동의 대표인 이영훈 전 교수는 5·18을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열흘간의 소요 사태"로 규정하며, 좌파 정치세력의 '문화권력 해체'를 주장했다.
이영훈 대표는 "앞으로 자유민주 우파세력이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까 걱정하게 될 정도로 강력한 힘, '딥스테이트'(Deep State·막후 권력자들)가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딥스테이트가 형성되는 결정적 계기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있었던 소요 사태"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 시민은 무엇에 대해 항쟁했나"라며 의문을 제기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인 '산 자여 따르라'를 읊으며 "어디로 따라가요?"라고 비아냥거려 객석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주동식 자유주의작가회의 공동의장은 "대한민국 정통 주인은 이승만과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맥락이며 좌파들은 첩의 자식들"이라고 주장했고, 주대환 민주화운동동지회 의장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반대 입장을 냈다.
온라인매체 펜앤마이크 김용삼 기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살인마가 아니며, 5·18 당시 광주 지역 향토방위사단장으로서 강경 진압을 거부한 정웅 전 의원 등이 초동진압을 제대로 못 해 시위가 격화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현장에서는 참석자들의 발언에 반발하는 방청객들의 육두문자가 섞인 고성과 항의가 이어졌다. 이들은 "아직도 5·18을 인정하지 못하느냐", "살인자 전두환" 등을 외쳤다.
이에 대해 토론회를 주최한 이진숙 의원은 "이런 소란 사태로 행사가 중단되도록 하는 것이 특정 세력의 목표"라며 토론회를 계속 속개했다.
더불어민주당 강경 대응,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 예고
민주당은 5·18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인사들을 국회로 불러들여 폄훼의 장을 만들었다며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을 예고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대행은 규탄대회를 열고 "천박하고 저열한 5·18 역사왜곡 시도를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당혹스러운 선 긋기
논란이 확산하자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사전에 이 의원 측에 토론회 개최 만류 의사를 전달했음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당 공식 입장과 무관한 개인적 토론회"라며 거리를 두었다.
한편 이진숙 의원은 토론회 직후 "발표를 끝까지 들었다면 폄훼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국회 윤리특위 제소 및 징계 절차 착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5·18 단체들과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 성명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정국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