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UC Riverside) 연구진이 인류의 오랜 재앙인 대형 지진의 발생 위치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연구진은 주요 단층선을 따라 수십 년간 누적되는 지각의 변형과 응력(Stress)을 정밀 측정함으로써, 향후 어느 구간에서 단층이 파열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GPS를 활용한 ‘고착 구간(Locked Zone)’ 추적 기술

이번 연구의 핵심은 대형 지각판이 다른 판 아래로 파고드는 섭입대(Subduction Zone) 분석에 있다.

이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모 8.5 이상의 초대형 지진과 치명적인 쓰나미를 유발하는 진원지로 꼽힌다.

연구팀은 고정밀 GPS 장비를 활용해 지표면의 아주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했다.

이를 바탕으로 단층 면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엄청난 에너지를 묵묵히 축적하고 있는 이른바 ‘고착 구간’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지진이 '언제(When)' 일어날지를 맞히는 단기 예보는 아니지만, 위험이 극한으로 집중된 '장소(Where)'를 좁히는 데 탁월한 성능을 입증했다.

러시아 캄차카반도 규모 8.8 강진 예측 성공으로 실효성 입증

연구진의 모델은 이미 실제 자연 재해를 통해 그 정확성을 검증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7월 러시아 캄차카반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초대형 강진이 터지기 전, 연구진의 모델은 해당 섭입대 중 응력이 최고조에 달해 있던 위험 구간을 정확히 지목했다.

실제로 발생한 지진의 실제 파열 지점은 연구진이 사전에 경고했던 위치와 완벽하게 일치해 예측 기술의 신뢰성을 높였다.

공동 연구를 이끈 악셀 페리올라(Axel Periola) 연구원은 "제한된 데이터만으로도 지각 변형의 축적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예측 모델, 불의 고리 확대 적용

UC리버사이드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예측 모델을 향후 전 세계 지진대의 90% 이상이 몰려 있는 ‘불의 고리(Ring of Fire)’ 내 다른 주요 섭입대 지역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과학자들은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긴 단층인 샌 안드레아스 단층을 따라 거대한 지진이 발생할 때가 되었다고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진이 언제 발생할 지, 지진 강도가 어느 정도 일지는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예상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다는 과학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수백 명이 사망하고, 수십 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

비록 지진의 정확한 발생 시점이나 쓰나미의 규모까지 산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나, 해안가 대도시들의 장기적인 도시 계획, 내진 설계 기준 강화, 대피 경로 설정 등 실질적인 재난 예방 대책 수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