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어바인 지역에서 고속으로 질주하던 슈퍼카 맥라렌 차량이 나무를 들이받고 두 동강이 난 뒤 화염에 휩싸여 탑승자 2명이 숨지는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다.

남가주 카 마니아들의 성지로 불리던 세계 최대 주간 카쇼의 창업자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던 슈퍼카 안에서 화염에 휩싸여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초록불 출발 직후 통제력 상실… 차량 두 동강 나며 화염에 휩싸여"

어바인경찰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13일(일요일) 새벽 0시 18분쯤 컬버 드라이브(Culver Drive)와 디어필드 애비뉴(Deerfield Avenue) 교차로 인근에서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차량인 2019년식 맥라렌은 컬버 드라이브 북쪽 방향에서 붉은색 신호등 앞에 멈춰 서서 신호 대기 중이었다.

이후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급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속을 이기지 못한 운전자는 결국 차량 통제력을 완전히 잃었고, 도로 오른쪽으로 튕겨 나가 연석을 들이받은 후 연석을 넘어 가로수를 정면으로 충돌했다.

충돌 순간의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차량은 그 자리에서 두 동강이 났으며, 곧바로 거센 불길에 휩싸였다.

현장 목격자는 “잠자리에 들려는데 ‘끼이이익’ 하는 소리 뒤에 ‘쾅’ 하는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며 "나와보니 불길이 어마어마했고, 차는 형체도 없었다”고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가 진화 작업을 마친 뒤 차량 내부를 수색한 결과, 탑승자 2명은 이미 숨진 채 발견되었다.

"남가주 카 마니아들의 성지 일군 인플루언서, 자기가 사랑한 슈퍼카 안에서 최후"

사망자 중 1명은 유족과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임스 웨어(James Wehr, 27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슈퍼카 인플루언서인 그는 아버지 사이먼과 함께 샌클레멘테에서 매주 수천 대의 하이퍼카와 클래식카, 그리고 자동차 마니아들이 모이는 ‘사우스 OC 카스 앤드 커피(South OC Cars and Coffee)’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해당 행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주간 자동차 쇼”로 불리며 남가주 자동차 문화를 상징해왔다.

웨어는 사고 당일에도 정규 카쇼에 참석했으며, 사고가 나기 전 펜드리 호텔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사고 약 1시간 전에는 뉴포트비치에서 경찰에 단속되는 듯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유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랑스러운 아들이자 형제인 제임스를 교통사고로 잃었다"며 "가족으로서 이 엄청난 상실을 감당하는 동안 사생활을 존중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서 날아온 22세 '후터스 캘린더 걸'… 비극으로 끝난 첫 만남"

또 다른 사망자는 플로리다주 레이클랜드 출신의 알렉시스 '렉시' 크레이머(Alexis 'Lexi' Kramer, 22세)로 밝혀졌다.

그녀는 유명 아메리칸 패밀리 레스토랑이자 스포츠 바 체인인 ‘후터스(Hooters)’의 공식 연례 달력 모델인 '후터스 캘린더 걸(Hooters calendar girl)'로 잘 알려져 있다.

후터스의 공식 브랜드 모델이자 마케팅 얼굴로 활동하며, 캘린더 화보 촬영뿐만 아니라 각종 자선 행사나 프로모션에 참여해왔다.

그녀는 웨어와 함께 맥라렌 차량에 타고 있다가 나무를 들이받고 차량이 두 동강 나는 화재 사고로 숨졌다.

"이혼 중이라며 불러내더니… 유가족, 기혼 신분이었던 웨어에 분노 폭발"

렉시의 유가족은 웨어가 기혼 신분이면서도 고인을 불러내 만났다며 크게 분노하고 있다.

렉시는 웨어가 아내 엠마 웨어(Emma Wehr)와 별거 중이라고 말한 것을 믿고, 그를 만나기 위해 플로리다주 레이클랜드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고 유가족이 전했다.

두 사람은 주말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며 첫 데이트를 하고, 식사와 함께 술을 마셨으며, 치명적인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는 웨어가 주최한 세계적인 자동차 쇼에도 참석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렉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웨어를 만났고, 직접 만나기 전 약 한 달 동안 대화를 나눠왔다.

웨어는 렉시에게 아내 엠마와의 결혼 생활은 끝났으며 이혼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웨어가 매일 끊임없이 렉시에게 연락했고, 캘리포니아로 와서 자신을 만나자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렌지카운티 법원 기록에는 웨어 부부가 실제 이혼 소송을 제기한 정황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유가족에 따르면, 웨어는 렉시가 자신을 직접 만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오는 비행기 표값을 지불했으며, 사고 몇 시간 전에는 노부(Nobu)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펜드리 호텔(Pendry Hotel)에서 술을 마셨다.

유가족은 "아메리칸 머슬카와 오토바이에 대한 열정이 컸던 렉시는 자동차 커뮤니티를 정말 사랑했기에, 결국 그것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비극적이다"라고 전했다.

어바인경찰국은 목격자 진술과 현장 감식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당시 차량의 정확한 속도, 탑승자 신원 등을 파악하기 위한 다각도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심야 시간대 도심 속 과속 운전이 부른 또 한 번의 대형 참사로 기록되면서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