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샌프란시스코 및 베이지역 일대에서 우편으로 발송된 은행 체크(수표)를 표적 삼아 수취인 명의와 금액을 정교하게 조작해 가로채는 ‘체크 세탁(Check Washing)’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ABC7 뉴스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한인 시니어 문 모 씨가 우편으로 보낸 3장의 체크가 도난당해 1만 4천 달러가 넘는 금액이 무단 인출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범인들은 길가에 설치된 파란색 공용 우체통이나 주택가 우편함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우체통 자물쇠를 강제로 뜯거나, 점착성 물질(끈끈이가 묻은 줄이나 도구 등)을 우체통 투입구로 집어넣어 안쪽에 쌓여 있는 우편물들을 통째로낚아채듯 빼낸다.
특히 세금 납부 시즌이나 매월 월세(렌트비)를 납부하는 시기에 공과금 고지서나 수표(Check)가 들어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 시기를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
범인들은 또한 화학 약품 등을 이용해 기재된 내용을 지우거나 위조하는 수법으로 수표를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들은 훔친 우편물 중에서 은행 수표를 골라낸 뒤, 수표에 적힌 원래의 글씨를 지우는 작업에 들어간다.
아세톤, 표백제, 매니큐어 리무버 같은 독한 화학 약품을 사용하면 일반 펜으로 작성된 금액과 수취인 이름의 잉크가 감쪽같이 지워진다.
수표 용지 자체나 서명(Signature) 부위는 미묘하게 남겨두거나 정교하게 덧쓴다.
특히 글씨가 지워진 빈자리에 범인들이 원하는 거액의 금액과 자신들의 대포통장 명의나 위장 단체 이름을 새로 적어 넣는다.
위조된 수표를 모바일 뱅킹 앱을 통해 입금하거나, 은행 창구 및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현금으로 빠르게 인출한다.
피해자가 자신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릴 때쯤이면 범인들은 이미 자취를 감춘 뒤인 경우가 많다.
소액 체크가 수천 달러로 둔갑
문 씨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렌트위원회에 납부하려던 118달러짜리 수표가 무려 4,118달러로 금액이 치솟아 현금화되었다.
이외에도 산마테오 카운티와 샌프란시스코 카운티에 각각 발송하려던 재산세 납부용 체크 2장 역시 수취인 명의가 무단으로 변경되어 부정 인출되었다.
다행히 거래 은행인 BMO(뱅크오브몬트리올) 측의 신속한 조사와 조치를 통해 피해 금액은 전액 회수될 수 있었으나, 당사자와 가족들은 큰 충격과 불안감을 호소했다.
문 씨 측은 앞으로 우체통 이용을 전면 중단하고 직접 관련 기관을 방문해 서류를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산되는 베이지역 우편물 표적 범죄
이번 사건은 단발성 해프닝이 아니라 펜데믹 이후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우편물 표적 범죄의 단면을 보여준다.
사우스베이 지역에서도 100달러짜리 체크가 6,000달러로 조작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올해 초 나파 카운티에서는 주택 소유주 50여 명의 재산세 납부 체크가 집단 도난당해 피해액이 약 150만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연방수사국(FBI) 등 사법 당국은 이와 연루된 일당을 체포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도난 및 위조 방지 방법은?
연방우정국(USPS)은 우체통이나 우체국 로딩 독(Loading dock) 자체를 노려 우편물 통째로 훔쳐 가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며 경각심을 당부했다.
당국과 금융 전문가들은 가급적 온라인 이체 등 안전한 디지털 결제를 이용하고, 부득이하게 수표를 보낼 때는 우체통 대신 은행이나 우체국 창구를 직접 방문하거나 화학 약품으로 지워지지 않아 화학적 위조를 방지하는 특수 젤 펜(Gel Pen)을 사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