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11월 3일 중간선거와 함께 투표에 부쳐질 발의안 44를 놓고 지역 의료계의 논쟁이 커지고 있다. 한인 비영리 의료기관인 이웃케어클리닉은 발의안이 통과될 경우 커뮤니티 클리닉의 운영 여력이 줄어들어 저소득층과 이민자 등 의료 취약계층이 받는 진료와 복지 지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주한국일보는 10월 15일 보도에서 이웃케어클리닉이 14일 LA 한인타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의안의 예상 영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웃케어는 한국어를 비롯한 다언어 지원과 건강보험 가입, 각종 복지 혜택 신청 지원 등이 운영비 부담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발의안 44는 커뮤니티 클리닉 수입의 90% 이상을 의료진 임금 인상 등 환자 진료와 관련된 항목에 지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지지하는 측은 의료진 처우를 개선하고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행정·임대 비용과 통역, 직원 교육, 원격진료 등 진료 외에도 필요한 운영비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웃케어는 통역을 포함한 다언어 서비스가 의료 취약계층에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언어 장벽이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보험 가입과 복지 혜택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은 의료기관의 안내와 지원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클리닉 운영이 위축되면 직접적인 진료뿐 아니라 이러한 지원 업무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웃케어의 주장이다.

이웃케어가 배포한 자료에는 발의안이 통과될 경우 캘리포니아주 내 약 180개 커뮤니티 클리닉의 예산이 첫해에만 17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담겼다. 다만 이는 이웃케어가 인용한 연구와 분석에 근거한 예상치로, 실제 재정 영향은 발의안의 시행 방식과 각 기관의 재정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웃케어는 1986년 설립된 비영리 의료기관으로, LA 한인타운 일대에서 여러 클리닉과 성인 주간 보건센터를 운영하며 저소득층과 노년층 등에게 의료 및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관은 지난해 등록 환자 2만3,275명을 대상으로 총 9만7,657회의 진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발의안 44를 둘러싼 쟁점은 의료진의 처우 개선과 커뮤니티 클리닉의 재정 운영,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있다. 유권자들은 찬반 양측의 주장뿐 아니라 발의안의 구체적인 지출 규정과 예상 효과를 확인한 뒤 판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