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대적인 개편을 거쳤던 미국 시민권 시험이 또다시 대수술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는 단순한 문항 수 조정을 넘어 시험의 평가 기준과 시행 방식 자체를 외부 기관에 위탁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어,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한인 이민자들과 시니어층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산하 연방 국토안보부(DHS)는 영어 능력 및 미국 역사·정부 지식 등 시민권 취득에 필요한 교육 요건을 구체화하는 새 규정 마련에 전격 착수했다.

특히 이민서비스국(USCIS) 심사관이 진행하던 기존 인터뷰 방식을 외부 전문 기관에 맡기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시험 환경의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교육 요건 구체화하고 시험 운영 방식 외부 기관 위탁으로 전환

현행법상 신청자는 영어를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다는 점과 미국 역사·정부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입증해야 한다.

DHS는 기존 규정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기준과 체계를 충분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보다 명확하고 엄격하게 다듬겠다는 입장이다.

USCIS가 시험 운영 방식에 대한 더 많은 재량을 갖고, 민간 또는 외부 전문 기관이 시험을 직접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전문 기관이 정해진 기준에 따라 평가할 경우, 현재보다 훨씬 획일적이고 엄격해져 탈락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니어·영어 취약계층 직격탄

이민 법률 전문가들은 최근 시민권 심사 과정 전반이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이번 개편 역시 신청자들의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인 이민자 지원 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개편으로 이미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과 신청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기서 시험 방식마저 또다시 바뀐다면 이들이 체감하는 부담과 고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앞서 USCIS는 신청자의 이웃이나 직장 동료 등을 통해 평판과 활동, 귀화 자격을 확인하는 이른바 ‘이웃 조사’를 심사 매뉴얼에 공식 반영하는 등 전방위적인 검증 강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해 10월부터 적용된 개편안에 따라 공부해야 할 문항이 100개에서 128개로 늘었고, 실제 시험도 최대 20문항 중 12문항을 맞혀야 하는 방식으로 강화된 바 있다.

현재 이번 시험 개편안은 본격적인 규정 제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세부적인 규정 공개는 오는 12월로 예정되어 있으나, 행정부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이후 공식 규정안 공개와 함께 의견 수렴 및 최종 규정 확정 절차를 거치게 되므로, 시민권을 준비하는 한인들은 향후 발표되는 구체적인 지침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