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마약 거래와 강력 범죄로 얼룩진 로스앤젤레스(LA)의 대표적 도심 공원 ‘맥아더 팍(MacArthur Park)’을 구하기 위해 LA 시당국이 결국 대책 마련에 나섰다.
LA 시는 올가을 시행을 목표로 공원 주위에 약 8피트(약 2.4미터) 높이의 철제 펜스를 설치하는 방안을 최종 추진 중이다.
그러나 치안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 시설물 설치에만 의존하는 방식에 대해 인근 주민들과 지역 활동가들은 강한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약 등 불법 행위 막기 위해 맥아더 팍 펜스 설치 추진
지난해 10월 LA 시 공원위원회에서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이번 안건은, 공원 내부의 은밀한 마약 거래와 각종 불법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추진되었다.
공원 외곽을 따라 약 8피트 높이의 철제 펜스가 둘러쳐지며, 지정된 출입문을 통해서만 드나들 수 있게 된다.
특히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 사이에는 공원 전면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여 야간 시간대의 범죄 가능성을 줄인다는 복안이다.
펜스 설치안은 현재 행정 절차의 최종 승인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올가을 본격적인 공사가 착수될 예정이다.
LA 시는 물리적인 차단벽과 야간 통제가 이뤄지면 공원 내 불법 마약 거래 및 범죄율이 눈에 띄게 감소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공원 환경 및 시설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과 현장 활동가들 "실질적 해결책 아냐... 풍선효과 우려"
시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인근 주민들과 현장에서 마약 중독자들을 마주하는 활동가들은 펜스가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LAPD(LA 경찰국)가 대대적인 마약 단속을 벌인 직후에는 거래가 반짝 줄어드는 듯했으나, 단속이 느슨해지면 중독자들이 다시 몰려들거나 오히려 인근 주거 및 상업 지역으로 문제가 번지는 ‘풍선 효과’만 낳았다는 지적이다.
지역 비영리단체 ‘파이브 키(Five Keys)’에서 활동 중인 로비 홀은 LAPD 단속 이후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공원 내에서 응급처치를 시행한 약물 과다 복용자 수가 40명을 넘어선 시점에서 실태 파악을 포기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며, 최근에는 공원 화장실에서 약물을 과다 복용한 14살 소녀가 발견되는 등 마약 문제가 이미 통제 불능 수준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벽을 세운다고 문제가 사라지나”
주민들은 펜스를 세우고 밤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공원 주변에 상주하는 마약 중독 네트워크와 범죄 구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치안 공백을 메울 근본적인 치유·재활 대책이 병행되지 않는 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LA 시의 치안 강화 의지와 "근본적인 해결 없는 예산 낭비이자 통제 위주의 행정"이라는 주민들의 불신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향후 펜스 설치가 실제 범죄 감소로 이어질지 아니면 풍선 효과를 키우는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