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측 “인종 전혀 고려 안 한다” 강력 반발… 통계적 산정 근거와 조사 방식 두고 진실 공방 격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연방정부가 명문 공립대학의 입시 제도를 겨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가운데, 연방 법무부가 UC 버클리 로스쿨(UC Berkeley School of Law)의 입학생 선발 과정에서 아시아계와 백인 지원자에 대한 역차별이 있었다는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해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연방 법무부 조사 보고서 “인종 정체성 에세이와 불균형한 합격률”

연방 법무부 민권국이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UC 버클리 로스쿨은 2023년 연방 대법원의 대학 입학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소수인종 우대정책)’ 위헌 판결 이후에도 사실상 인종 요소를 입시에 개입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24년과 2025년 입학 전형에서 지원자들에게 인종 및 민족 정체성을 지원서 문항으로 직접 묻거나,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주제로 한 에세이 작성을 유도해 선발 과정에 반영했다는 지적이다.

법무부는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합격한 흑인 학생들의 로스쿨 적성시험(LSAT) 평균 점수가 백인 및 아시아계 학생들보다 약 5점 낮았지만 2024~2025년 입시 데이터 분석 결과, 성적이 유사한 백인 지원자에 비해 흑인 지원자의 합격률이 최대 6배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이러한 정황들이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위반한 명백한 증거라고 규정하며, UC 대학 측이 시정 조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연방 차원의 전격적인 소송 제기(Lawsuit)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UCLA, UC 데이비스 의대 등 캘리포니아 대학교(UC) 계열 주요 대학들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연쇄적인 입시 차별 조사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다.

UC 계열 대학들은 이미 오래전부터(캘리포니아주는 주법에 따라 1996년부터) 대입에서 인종 고려를 금지해 왔다.

UC 버클리 측 “통계의 허점과 정치적 표적 수사” 반발

법무부의 발표 직후 UC 버클리 로스쿨과 대학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강력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에르윈 체머린스키(Erwin Chemerinsky) UC 버클리 로스쿨 학장은 “우리 로스쿨은 연방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 법률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입학 사정 과정에서 지원자의 인종을 결코 고려하지 않는다”며 법무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법률 전문가들과 교육계 일각에서도 이번 법무부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법무부가 제시한 합격률 격차나 LSAT 점수 차이가 어떤 통계적 모델과 표본 집단을 기준으로 산정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투명한 방법론이 공개되지 않아, ‘정치적 목적을 지닌 표적 감시’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로스쿨 입시는 단순히 LSAT 점수와 GPA 한 줄 세우기로 결정되지 않는다. 에세이, 추천서, 에세이의 깊이, 개인의 삶의 궤적, 리더십, 봉사활동 등 정성적 요소(Soft factors)를 종합적으로 평가다. 따라서 시험 점수가 조금 낮더라도 다른 역량이 뛰어난 지원자가 합격하는 것은 정당한 입학 사정의 결과라는 것이다.

"성적이 유사한 지원자"를 비교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LSAT와 GPA 외에 다른 모든 조건(전공 난이도, 대학 명성, 배경 등)이 완전히 통제된 상태에서 비교된 것인지에 대한 통계적 방법론의 허점도 지적된다. 표본 집단 설정 방식에 따라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 이후 미국 고등교육계의 입시 자율성과 인종 다양성 정책을 둘러싼 연방 정부와 대학가 간의 법적·정치적 충돌은 당분간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