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글렌데일의 한 주택가 노인 요양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인근에 거주하던 10대와 20대 형제가 거침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입소자들을 전원 구조해 낸 사실이 알려져 큰 감동을 주고 있다.

목숨이 위태로운 6명의 고령 입소자들을 구해낸 두 형제는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급박했던 화재 발생 순간

지난 11일(금) 오후 4시 45분쯤, 글렌데일 브랜드 파크(Brand Park) 인근 웨스트 마운틴 스트리트(W. Mountain St.) 1800블록(1845 W. Mountain St.)에 위치한 소규모 노인 생활보조시설 '마운틴 빌라(Mountain Villa)'에서 불이 붙었다.

당시 시설 밖으로 나온 간호사가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자, 인근에 살던 알렉스 바지니안(Alex Bazinyan·20)과 동생 나렉 바지니안(Naerk Bazinyan·15) 형제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알렉스는 KTLA 5에 “밖으로 뛰어나가 현관문을 보는데 집에서 나온 간호사가 밖에 서서 비명을 지르며 도와달라고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동생 나렉은 처음 정원용 호스로 진화를 시도했으나 불길이 순식간에 거세지고 건물 안에서 살려달라는 절박한 요청이 이어지자 형제는 망설임 없이 화염 속으로 뛰어들었다.

형제의 목숨 건 구조와 아찔했던 폭발

당시 시설 내부에는 간호사 2명과 노인 입소자 6명이 있었으며, 입소자 대부분은 혼자서 거동하기 힘든 상태였다.

간호사들은 노인 입소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는 짙은 연기로 가득 찬 건물 내부를 누비며 입소자들을 한 명씩 안전한 바깥으로 대피시켰다.

알렉스는 “큰 방에 들어가 보니 카테터(소변줄)를 찬 노인들이 바닥에 많이 쓰러져 있는 게 보였다”며 “어떤 분들은 다쳐서 다리에 피가 나고 있었다. 우리는 그저 한 명 한 명 모두 안아서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나렉은 “주위를 둘러보니 불길이 치솟으며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며 “모든 사람을 최대한 빨리 데리고 나오려고 했다. 사방에 연기가 자득해 연기 때문에 거의 앞을 볼 수가 없었다. 너무 많은 연기를 마셨다”고 말했다.

이후 마침 현장을 지나던 이웃 주민 2명도 가세해 구조를 도왔다.

이들의 도움으로 지붕이 무너지기 전, 그리고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6명의 어르신 모두 앞마당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

노인 6명이 모두 대피한 직후, 건물 내부에서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았다.

알렉스는 마지막 사람을 집 밖으로 끌어낸 직후 폭발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두 형제의 도움이 없었다면, 끔찍한 대형 인명 참사가 벌어질 수 있었던 셈이다.

알렉스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돕고 싶어지는 그런 본능 같은 것”이라며 “상대가 누구인지 깊게 생각하지 않게 된다. 우리 동네는 유대감이 아주 깊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건물 내 산소통 등이 폭발하면서 건물 일부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했다.

8명 경상 입어... 건물 큰 피해

이번 화재로 총 8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부상자에는 구조된 입소자 6명 외에도 현장에서 구조를 도운 시설 관계자와 이웃 주민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글렌데일 소방국 제프 브룩스(Jeff Brooks) 소방서장은 출동한 소방관들이 불길이 인근 주택가로 번지는 것을 막아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내부가 완전히 전소되는 큰 피해를 입은 해당 시설 건물은 거주가 불가능하다는 판정(Red-Tagged)을 받았다.

한편, 주 방화 조사관들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소방 기록상 해당 시설은 불과 몇 달 전(지난 3월) 정기 소방 안전 점검을 통과해 작동 가능한 화재 경보기와 소화기 등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