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지역의 일부 학교 교실에 에어컨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인 학생들이 다수 재학 중인 학교들마저 냉방 시설이 전무한 상태로 확인되면서, 학부모들이 교육구의 안일한 대처를 규탄하며 온라인 청원 운동에 나섰다.
백두스쿨 행사에서의 분통
지난 10일 토런스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백두스쿨 행사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심각한 교실 온도에 크게 분개했다.
한 학부모는 “해가 서서히 지는 오후 6시인데도 온도계가 화씨 90도(약 32.2℃)에 이를 정도였으니 폭염이 이어진 대낮은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조차 안 된다”고 토로했다.
자녀를 데러 간 학부모들은 교실에 에어컨이 하나도 없어 아이들의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으며, 너무 더워 수업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학부모 단체 대화방 등에서는 학생과 교사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며 불만이 쏟아졌다.
토런스통합교육구(TUSD)는 교실 내 더위로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잇따르자, 학부모들에게 자녀를 조기에 데리러 가더라도 출석상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TUSD 교육구 "예산 부족하고 전력 시설 한계"
TUSD에 따르면, 현재 교육구 내 전체 교실의 약 75%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토런스 지역 학교 교실 4곳 중 3곳에 에어컨이 없는 셈이다.
교육구 측은 노후된 전력 시설을 개선하고 전체 교실에 냉방 시설을 갖추는 데 5억 2,000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올해 초 채권 발행에 대한 주민 의견을 조사했으나 통과에 필요한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해 투표에 부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학교 냉방 시설 개선을 위한 ‘캘셰이프(CalSHAPE)’ 지원을 기대했으나, 올해 들어 프로그램이 조기에 축소되면서 예산을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전면적인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교육구는 선풍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학생들이 에어컨이 있는 공간으로 이동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또한 야외 활동을 제한하고 얼음물을 제공하는 등의 임시방편으로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
학무보들,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 청원 진행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학부모들은 온라인 청원 사이트를 통해 TUSD 교육위원회에 에어컨 설치 재원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TUSD 내 상당수 학교는 에어컨 설치에 필요한 전력과 지붕 설비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이며, 총 2만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청원 작성자와 학부모들은 "에어컨은 단순히 편안함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과 교사의 건강과 학습 환경에 관한 시급한 문제"라며 시설 개선을 위한 채권 발행안을 주민투표에 부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