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산불로 집이 직접 불에 타지 않았더라도 연기와 재로 오염된 주택에 대해 보험 보장을 강화하는 새로운 제도가 마련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15일 산불 피해 주택의 연기 오염을 검사하고 정화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보험회사가 관련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월 발생한 이튼 산불과 팰리세이즈 산불 이후 집이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았지만 연기와 재, 유해물질로 인해 거주하기 어려워진 주민들이 장기간 보험회사와 보상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은 데 따른 것이다.
캘리포니아 보험당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대형 산불 이후 접수된 보험 청구 가운데 1만3,000건 이상이 집이 불에 직접 탄 것이 아니라 연기 피해와 관련된 것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그동안 산불 연기가 주택 내부에 남긴 납과 석면 등 유해물질을 어느 수준까지 제거해야 사람이 다시 거주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통일된 기준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전문기관에 별도로 검사를 의뢰하고도 보험회사가 정화 비용이나 임시 거주비를 충분히 지급하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번에 서명된 법안은 캘리포니아 유해물질관리국과 대기자원위원회 등이 산불 연기로 오염된 주택의 검사와 정화, 복구에 필요한 과학적 기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보험회사는 산불 피해 지역 내에서 연기와 재로 오염된 주택의 납과 석면 검사 및 정화 비용을 보험 조건에 따라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주택이 실제로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상태로 복구되기 전까지 추가 생활비 지원을 중단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법은 특히 2025년 이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알타데나 지역 주민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집의 외관만 보면 큰 피해가 없어 보이지만 실내에는 산불 연기와 화학물질이 남아 있어 장기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해 왔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번 제도가 앞으로 발생할 산불 피해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복구 체계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또 산불이나 다른 재난으로 주택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주택 소유자가 일정 기간 모기지 상환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보호조치도 함께 확대됐다.
이번 조치는 캘리포니아가 산불 피해 주택의 '연기 오염'을 독립적인 피해 유형으로 다루는 전국 최초의 제도적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