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외교장관이 워싱턴에서 만나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대미 투자 이행과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했다. 이번 회담은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문제와 중동 지역의 긴장이 동시에 높아진 상황에서 열렸다.
양국 외교당국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지난해 체결한 무역 합의에 포함된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해당 합의에는 한국이 미국 제조업 분야 등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미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적용되는 관세를 15%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투자 방식과 사업의 상업성, 구체적인 집행 절차 등을 둘러싼 협의가 계속되면서 실제 투자 이행 방식은 아직 모두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동 정세도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특히 이란과 관련한 긴장이 이어지면서 세계 주요 해상 물류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자유로운 항행을 회복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다만 한국이 중동에서 어떤 형태로 역할을 맡을지는 별도의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군이 중동에서 직접적인 무력충돌에 참여하는 형태의 파병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항행 안전과 국제적 노력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서 중요한 해상 통로다. 이 지역의 항행이 제한될 경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등의 운송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도 경제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 문제 역시 회담의 주요 의제였다.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안정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한국 외교부는 조 장관이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재개될 경우 이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북한 문제에서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다시 확인됐다. 미국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과 조 장관이 한국·미국·일본 간 협력이 역내 안보를 지키는 데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경제와 안보 문제가 동시에 연결된 한미관계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문제는 양국의 통상관계와 직결돼 있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에너지와 해상교통, 군사·외교 문제와 연결돼 있다.
앞으로 한미 양국이 3,5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할지,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과 관련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그리고 북미 대화 가능성이 실제 외교 일정으로 이어질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