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와 관련해 일부 신규 신청에 적용되는 10만 달러 납부 조건을 1년 더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기업의 해외 전문인력 채용 비용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조치여서 기술업계와 이민자 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H-1B 비자와 관련한 10만 달러 납부 조건을 1년 연장했다. 기존 조치의 적용 기간을 추가로 유지하는 내용이다.

H-1B 비자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전문인력을 채용할 때 활용하는 대표적인 취업비자다. 정보기술, 엔지니어링, 과학, 의료 등 고숙련 분야에서 많이 이용돼 왔다.

이번 조치에서 중요한 점은 모든 H-1B 근로자에게 무조건 10만 달러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 밖에서 새로운 H-1B 인력을 채용해 입국시키는 경우가 주요 대상이며, 기존 비자 갱신이나 미국 내에서 신분을 변경하는 일부 경우에는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H-1B 비자의 일반적인 비용이 기존에는 수천 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조치가 기업의 외국인 전문인력 채용 비용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H-1B 제도가 미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문제 삼아 제도 개편을 추진해 왔다. 반면 기술기업과 일부 고용주들은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적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연방법원이 10만 달러 H-1B 수수료 부과 조치를 불법으로 판단하고 정부의 징수를 막은 바 있으며, 행정부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연방 항소법원은 정부가 해당 수수료를 즉시 시행하지 못하도록 한 하급심 판단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H-1B 비자에 10만 달러보다 높은 10만3천26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이 방안이 기존 임시 조치를 장기화하려는 행정부의 움직임과 연결돼 있다고 전했다.

H-1B 제도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인도, 중국 등 해외 전문인력과 미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다. 특히 미국 취업을 준비하는 해외 IT·공학 인력과 이들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비용과 비자 절차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정책은 법원 판단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실제 적용 범위와 지속 여부가 법적 절차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미국 취업을 준비하는 H-1B 신청자들은 단순히 ‘10만 달러 비자’라는 표현만으로 자신의 상황을 판단하기보다 신규 신청인지, 갱신인지, 미국 내 신분변경인지 등 구체적인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