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이 이민법원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민자들을 광범위하게 체포할 수 있도록 한 정부 지침에 제동을 걸었다. 이민법원에 출석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던 이민자들에게 중요한 변화가 될 수 있어 한인 이민사회도 판결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주중앙일보에 따르면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의 P. 케빈 캐슬 판사는 지난 1일 ICE가 이민법원에서 광범위하게 체포할 수 있도록 한 2025년 지침을 무효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단속을 대폭 강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ICE는 지난해부터 뉴욕을 비롯한 전국의 이민법원에서 재판이나 심리를 마치고 나오는 이민자들을 체포해 왔다.

이민법원은 일반 법원과 달리 비시민권자의 체류 자격과 추방 여부 등을 다루는 곳이다. 이민자들은 자신의 사건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을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체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이민자들이 법원 출석 자체를 두려워하는 상황도 나타났다.

캐슬 판사는 ICE가 기존의 제한적인 체포 정책을 폐기하고 현장 요원들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을 부여하면서도 그러한 정책 변화가 필요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민법원에서의 체포는 다시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되는 방향으로 돌아가게 됐다. 공공안전이나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있는 경우, 또는 폭력 위험이 임박한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법원 내 체포를 광범위하게 허용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 판결은 특히 합법적인 이민 절차를 밟고 있는 한인들에게도 관심사가 될 수 있다. 영주권이나 체류 신분과 관련된 재판을 진행 중인 사람들은 정해진 법원 심리에 출석해야 하지만, 그동안 ICE 체포에 대한 불안이 상당했다.

다만 이번 판결이 모든 이민단속을 중단시키는 것은 아니다. ICE는 여전히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이민법 위반자를 단속할 수 있으며, 특정 조건에서는 이민법원 주변에서도 체포가 가능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상급심에서 다툴 가능성도 있어 법적 공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판단이 나온 만큼 이민법원 내 ICE 체포를 둘러싼 소송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법원은 이민자들이 자신의 사건을 다투기 위해 안전하게 출석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연방정부는 중대한 범죄나 국가안보 위협을 막기 위해 ICE 요원에게 필요한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인 이민자들에게는 자신의 사건이 이번 판결의 적용 대상인지, 기존 체포영장이나 추방명령이 있는지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개별 사건은 이민 전문 변호사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판결이 향후 미국의 강력한 이민단속 정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항소심과 추가 법원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